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축복만은 아니다. 부모님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육아는 때로 그들에게 좌절과 당혹감을 안겨다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만3세를 지나면서  대두되는 과제는 올바른 생활습관 갖추기다. 특히 취학 전까지는 어느 정도 몸에 배이게끔 하고, 잘못된 습관이 있다면 교정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잘못된 습관 세 가지에 대해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자.

첫째, 음식을 잘 먹지 않으려는 문제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식욕이 떨어지거나 또는 좋아하는 음식물이 바뀔 수 있다. 특히 두 돌이 지나면서부터 아이의 성장 속도가 완화되고, 정서적으로도 짜증과 싫증을 잘 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가장 핵심적인 대처 방법은 아이 스스로 ‘먹고 싶기 때문에 먹는다’는 생각을 갖게 함이다. 따라서 아이가 식사를 거부하면 부모가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기다렸다가 추후 ‘먹겠다’는 의사표현을 할 때 먹이는 것이 낫다. 물론 기본적으로 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한다. 적절한 시간은 오전 8시, 오후 1시, 저녁 6시 무렵이며 식사가 마치 놀이와 같다는 인식을 아이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온 가족이 모두 함께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아울러서 식사 중에는 다른 가족들도 TV를 꺼야 한다. 아이가 TV를 켜놓은 채 밥을 먹으면서 보거나, 밥을 먹다가 TV를 보려고 하면 차라리 밥을 그만 먹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식사 시간 전에는 아이의 주의를 끄는 장난감을 멀리 치워버리자.

둘째, 양치와 세수를 잘 하지 않는 문제다. 아이는 세수와 양치를 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세수를 해야 하는 이유(예: “세수를 해야 얼굴이 예뻐진다” “세수를 해야 병에 걸리지 않아서 몸이 튼튼해진다” “세수를 해야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너를 좋아한다” 등)를 설명하라.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이용하여서 교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고 난 다음에 세수를 시킬 때는 갑작스럽게 세수를 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아이가 노는 중에도 이따가 세수를 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얘기를 해줘라. 그래야 아이의 마음속에서 세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자연스레 인식된다. 그렇지 않고서 갑자기 세수를 시키려고 한다면, 아이의 좋은 기분을 망치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심하게 울고 떼를 쓰면, 잠시 멈추었다가 5∼10분 후에 다시 시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리고 양치질과 세수를 이른 저녁 시간에 하는 것이 더 좋다. 아이가 졸음을 느끼고 난 다음에는 양치질을 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모님이 즐겁게 양치질과 세수를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에게는 ‘따라서 하기’ 본능이 있기 때문에 어느덧 엄마의 옆에 와서 세수를 할 수도 있다. 세수할 때도 엄마가 노래를 들려주거나 또는 아이와 함께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에서 하자.

셋째, 스마트폰만 붙들고 지내는 문제다. 아이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대해서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 즉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가진다. 특히 스마트폰은 TV와 다르게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열광한다. 해결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예전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인다. 그러면서 아이와의 대화 또는 놀이 시간을 늘린다.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 대신에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더 즐겁게 여기도록 만들자. 또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해준다. 하루에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만3세 이하의 경우 각각 15분 이하, 만3세 이상의 경우 각각 30분 이하로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부모도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아이가 보는 앞에서는 사용을 하지 말라. 그리고 다른 취미 활동을 유도한다. 예컨대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면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또는 악기 연주를 배우게 한다. 미술이나 체육 활동 역시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훌륭한 취미다.

아이의 올바른 습관 갖추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그러나 강압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절대 안 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