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알듯 말듯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다. 분명 표준어는 아닌데 아이들끼리는 대화에 막힘이 없다. 은어와 비속어가 속출하고 대화의 반 이상에 욕설이 섞여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소년들 중에는 상당수가 은어와 비속어, 표준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장 창의적이고 우수한 문자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느 민족에게나 말과 글은 중요한 법이다. 말은 있지만 글자가 없다면 그 민족에게 과거도 미래도 없다. 다시 말해 역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만큼 언어는 그 민족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역사를 기록해가는 데 중요하다. 그렇기에 우리의 글자인 한글 또한 아끼고 사랑하며, 그것을 사용하는 데 있어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유추하기 어렵고, 듣는 것만으로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비속어와 은어 등을 남발한다면 한글은 더 이상 아름다운 글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항상 사용하는 언어이기에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1991년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됐는가 하면, 한글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유독 많은 것도 아니다. 물론 2005년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되기는 했지만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된 것에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많다. 한글날의 법정 공휴일 유무를 넘어서 한글이 빛과 공기처럼 늘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진 언어이기에 그 소중함을 모른다면, 언어의 파괴는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다.

최근 566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도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물론 한글날을 꼭 공휴일로 지정해야지만 한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거나 없던 관심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자는 움직임은 그날 하루만이라도 한글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것일 게다.

세계인도 주목하고 있고 찬사를 마다하지 않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 이 한글이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한글을 사용하는 국민 모두가 바른 언어생활을 하는 데 마음을 모아야 한다. 특히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에 있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바른 언어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것이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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