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터 제주까지 6도, 제각기 다양한 향토음식 제사상에 올려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지역의 역사와 특성 그리고 신앙적 의미 등이 한데 버무려져 형성됐던 제사상은 서로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게 구성됐다. 경기․강원․충청․경상․전라․제주 총 6도에서 조상의 은혜와 집안의 풍요를 위해 마련했던 제사상을 통해 각 지역의 특색을 알아보자.
경기도는 제사상에 반드시 어물로 조기를 올렸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곳은 조기 대신 북어를 올렸는데 북어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을 담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어류를 적게 올리는 편이었으나 집안의 평화를 기원하고자 복어는 꼭 올려졌다.
강원도는 산간지역이 많아 다양한 나물과 특산물인 감자와 고구마를 이용한 음식을 올렸다. 또 메밀전이나 감자전과 같은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음식도 상에 올렸고 식혜밥도 제물로 사용됐다.
충청도는 삼면이 육지이고 나머지 한 면이 바다라 농수산물이 풍부해 다양한 음식이 제사상에 올랐다. 도라지, 파, 고비, 고기를 길게 잘라 양념해 볶은 꼬치에 알지단채로 장식한 향누름적이 독특하다.
또 충청도는 지리상 경북에 인접한 지역은 대구포와 상어포 등을 상에 올렸고 전북에 인접한 지역에선 말린 홍어 등 타 지역 특산품도 종종 제사에 드려졌다.
경상도는 다양한 향토음식이 제사상 자리를 차지하는데, 대구지역은 상어고기를 구워 만든 적을 올렸다. 돔배기라고도 불리는 상어고기는 가까운 영천의 특산물이다.
또 안동에는 문어를 올리는 풍습이 눈에 띄는데 문어 이름 자체에 글월 ‘문(文)’자가 들어 있고 먹물까지 몸 안에 담겨 있어 선비의 상징물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경남지역은 조기와 민어, 가자미, 방어, 도미 등의 생선류와 조개 등의 어패류를 올리는 특징이 있다.
전라도는 지역을 대표하는 홍어요리를 제사에도 올렸다. 잔치가 벌어지거나 집 안에 큰일이 있을 때 반드시 홍어요리를 내놓았던 전라도 요리 특색이 제사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병어나 꼬막류, 새우적, 오징어적, 홍어적 등도 타 지역 음식에 비해 색다르다.
제주도는 돼지고기, 달걀, 쌀, 두부, 나물, 옥돔, 묵 등 육지의 제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18세기 이후 음식풍습이 육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돼지고기를 고기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고기 대신 해산물을 대처하지 않는다는 고집과 제주산 잡곡으로만 떡을 만든다는 원칙은 그대로 이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