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성희 기자] 한가위를 대표하는 음식 ‘송편’은 누구나 즐기는 떡이다. 추석에 차례를 지낼 때나 식구들이 모여 앉아 하나둘씩 주워 먹다 보면 어느새 동나는 송편은 어떻게 만들어 먹기 시작했을까. 또 이 작은 떡에 담긴 각 지역의 정취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송편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알아가 보자.

송편은 원래 ‘소나무 송(松)’ 자에 ‘떡 병(餠)’ 자를 써서 ‘송병’이라 불렀다. 이는 떡에 소나무 잎을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유래됐다. 이 ‘송병’이 시간이 흐르면서 송편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송편은 솔잎을 깔고 찌는 떡이다. 솔잎을 사용해 찌면 고물이 없는 송편이 엉겨 붙지 않는다. 또 솔잎의 향이 떡에 배면서 항균, 항암 효과까지 더해져 송편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했으며, 영양가도 더해졌다.

반달 모양을 한 송편의 유래 역시 흥미롭다. 모양에 관한 유래 중 하나는 멀리 백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백제 의자왕 때 궁궐 땅속에서 올라온 거북등에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라’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긴 의자왕은 유명한 점술가에게 해석하게 하니 ‘백제는 만월이라 이제부터 서서히 기울기 시작한다는 것이요, 신라는 반달이기 때문에 앞으로 차차 커져서 만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의 운이 신라로 기울어졌다는 것.

실제 역사를 보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해 그 말이 이뤄진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유래는 달 숭배사상을 가진 선조가 자연스럽게 달 모양을 본 뜬 송편을 빚어 먹기 시작했는데, 보름달처럼 앞으로 더 성숙하고 풍성해지라는 의미를 형상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신기하게도 송편 하나에는 보름달과 반달의 모양이 모두 담겨 있다. 소를 넣기 전에는 보름달 모양이었다가 소를 넣고 접으면 반달모양이 된다. 기본적으로 송편은 반달모양을 하고 있지만 지방마다 모양과 속 재료를 달리해 각양각색의 송편을 만날 수 있다. 북쪽으로 갈수록 크기를 크게 만들었으며,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작고 예쁘게 빚었다.

▲ 강원도 감자송편 ⓒ천지일보(뉴스천지)
◆ 강원도 감자·도토리송편

감자송편은 감자가 많이 생산되는 강원도 지역 향토 음식이다. 감자를 갈아서 나온 앙금과 건지를 섞어서 반죽하거나, 감자녹말을 익반죽해 팥‧강낭콩 등의 소를 넣고 빚어 먹는다. 송편은 손가락으로 네모지게 자국을 낸다.

도토리 송편 역시 강원도에서 많이 나는 재료로 만든 향토 음식으로, 도토리 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어 갖가지 소를 넣어 만든다.

▲ 평안도 조개송편 ⓒ천지일보(뉴스천지)
◆ 평안도 조개송편

모시조개를 닮은 조개송편은 평안도 지방에서 주로 해 먹었다. 해안 지방이던 평안도에서는 조개가 많이 잡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개송편을 빚었다.

조개송편의 특징은 소에 있다. 다른 송편과 달리 참깨를 설탕과 간장으로 간을 해 넣기 때문에 고소함이 더하다. 또 일반 송편의 모양과 달리 작고 아기자기한 조개모양으로 희고 정갈하게 빚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 전라도 꽃송편 ⓒ천지일보(뉴스천지)
◆ 전라도 꽃·모시송편

송편 중 가장 화려한 색감과 모양을 자랑하는 것이 전라도 지방의 꽃송편이다.

이 송편은 자연에서 나는 재료인 치자‧포도즙‧오미자‧쑥‧도토리 등으로 반죽에 오색을 입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어내 눈과 입으로 먹는 떡으로 유명하다.

모시송편은 모시잎을 삶아 멥쌀과 섞어 낸 가루를 익반죽해 만든다. 모시잎이 들어간 송편은 식감이 쫄깃하고 잘 굳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모시가 많이 재배되는 남부지방에서 두루 해 먹지만, 특히 전라도에서 많이 빚어 먹는 별미 중 하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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