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한국의 어산지’로 불리는 독보적인 ‘1인 미디어’이자 탐사보도의 1인자, 인터넷사이트 〈시크릿 오브 코리아〉로 수많은 재벌과 권력의 비리를 고발해온 안치용 기자가 박정희 시대 대미 로비의 실체를 다룬 <박정희 대미 로비 X파일(전2권)>을 출간했다.

상하 각 300여 페이지(전2권)에 달하는 이 책은, 공작­횡령­망명­배신 등 박정희 시대의 대미 로비와 코리아게이트에 관해 묻혀 있던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박정희 정권이 대미 로비에 나선 배경, 박동선­ 김한조 등 주요 로비리스트의 활동과 실체, 미국 근무 중앙정보부 요원들의 줄이은 망명, 김형욱 청문회 증언저지 실패와 최고 권력자의 비밀을 안 뒤 망명한 중정요원의 이야기 등 박정희 시대 대미 로비의 맨 얼굴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미국의 청와대 도청과 그에 따른 한국 정부의 대응 등 엄격한 보도 통제로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거나 잘못 알려진 내용을 하나하나 바로잡고, 진실을 밝혀낸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은 그 시대의 이면을 있는 그대로 담은 ‘맨얼굴의 박정희 시대’라고 주장한다.

책은 미국이 박정희 집권 시절에 청와대를 도청한 것은 사실이며 박정희가 타고 다니던 방탄 리무진조차 CIA가 제공한 차였다고 밝혔다. 월남전에 파병한 한국군을 철수할지 등에 대한 박정희의 복심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이 청와대를 도청하다 불법 대미 로비 사실을 포착했으나 도청 사실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 로비 수사에 나서지 않았고, 월남전 후 포드 대통령이 단안을 내려 전면수사에 착수했다며 관련 증거를 공개했다.

저자가 책에서 공개한 증거는 키신저 등 두 사람에게만 보고됐던 박정희의 대화 내용 등이 기록된 FBI 정보메모, 포드 대통령을 설득해 수사에 착수하는 과정을 밝힌 키신저의 미 의회 증언속기록, FBI 정보메모 작성자의 증언,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 등이다.

FBI가 작성한 정보메모는 청와대가 미 민주당에 수십만 달러 헌금을 지시했다, 미국 의원이 박정희에게 박동선을 대미 로비 총책으로 임명하고 쌀 중개인 자격을 부여하라고 건의했다는 등의 대화 내용과 함께 ‘극도로 민감한 정보소스’를 통해 입수한 정보이므로 이를 바탕으로는 수사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도로 민감한 정보소스란 미국이 청와대를 도청해서 얻은 정보라는 뜻이다.

또, 박정희가 타던 방탄 리무진인 캐딜락 프리트우드 68은 미국 CIA가 제공했다는 충격적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CIA가 그 리무진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박정희의 모든 것을 밀착 감시했을 가능성과 CIA가 하원정보위원회에 보낸 정보유출 항의서한 등도 물증으로 제시했다.

특히, 국무부 비밀전문을 통해 청와대 도청 사실이 미 언론에 대서특필됐음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정권은 미국에 단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제발 도청 사실을 부인해달라고 애걸복걸했던 사실도 밝혀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절대 권력을 휘둘렀지만 미국에겐 비굴하였던 박정희 독재정권의 두 얼굴을 조명하고, 여태까지 감춰졌던 한미관계의 이면을 낱낱이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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