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9단(오른쪽)이 결승2국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대회 첫우승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점심식사 후 속개된 대국에서 착점하고 있는 박정환 9단.

중국 씨에허-판팅위 승자와 12월 22일부터 결승5번기 펼쳐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박정환 9단이 ‘바둑 올림픽’ 응씨(應氏)배 결승에 진출했다.

25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두장옌(都江堰) 칭청(青城) 국제호텔에서 막을 내린 제7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 3번기 제2국에서 박정환 9단이 이창호 9단에게 22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했다. 박정환 9단은 23일 열린 1국에서도 187수 만에 흑 불계승한 바 있다.

‘신구(新舊) 국내 1인자’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박정환 9단과 이창호 9단의 대결에서 현 국내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이 승리하면서 이 대회 첫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반면 이창호 9단은 승리를 눈앞에 두었던 1국에서 역전패한 이후 2국에서도 박9단에게 묘수(백62)를 당한 끝에 패하며 대회 두 번째 우승 도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 대회 첫 출전을 결승행으로 장식한 박정환 9단은 32강전에서 미국의 양후이런 초단, 16강전에서 중국의 박문요 9단, 8강전에서 일본의 조치훈 9단을 꺾은 데 이어 4강에서 이창호 9단을 물리쳤다. 올해 전적 64승 13패, 승률 83.12%로 다승, 승률 1위를 질주 중인 박정환 9단은 국내외 대회 결승에 10번 진출해 9번 우승할 만큼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 후지쯔배에 이어 두 번째 세계 타이틀 획득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편 반대편조에서는 중국의 씨에허(謝赫) 9단과 판팅위(范廷鈺) 3단이 맞붙어 1-1을 기록 중이다. 최종 3국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박정환 9단과 씨에허 9단은 세 번 맞붙어 박9단이 상대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 있다. 판팅위 3단과는 공식 대국에서 만난 적이 없다.

박9단은 2010년 열린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 챔피언십 본선64강과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승리했으며, 가장 최근의 맞대결이었던 2011년 제1회 초상부동산배에서는 패한 바 있다.

한-중전으로 압축된 결승 5번기 제1, 2국은 12월 22일과 24일 싱가폴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그동안 응씨배에서 한국은 여섯 번 중 다섯 번 우승하며 한 차례 우승에 그친 중국을 압도했었다.

89년 조훈현 9단이 1회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4회 대회에서 서봉수‧유창혁‧이창호 9단이 연속 우승했고 6회 대회에서는 최철한 9단이 한국에 다섯 번째 우승트로피를 선사한 바 있다. 중국은 2005년 5회 대회에서 창하오(常昊) 9단이 한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각자 제한시간 3시간 30분씩이 주어지는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다른 대회와 달리 초읽기가 없는 대신 제한시간을 모두 사용하면 35분당 2점의 벌점을 받는다. 총 3회까지 시간연장이 가능하며 3회를 초과하면 시간패 처리된다.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40만 달러(한화 약 4억 7000만 원)이며, 준우승상금은 1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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