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인간처럼 하루 8시간 이상 매일 일하는 동물은 없다. 그 어느 동물보다 오랜 시간 노동을 한다. 동물과 비교하면 인간은 일중독자다. 생존이 인간의 본능이라면 일 역시 제2의 본능이 됐다. 그래서 일하고 싶으나 일이 없으면 괴로워진다.

실업자를 보라. 직업을 잃으면 단지 수입이 줄어드는 것 이상의 고통이 수반된다.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불안하고 세상이 자신을 원하지 않기에 아무 쓸모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아 무기력해진다. 사회적 지위가 손상되고 자신을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두문불출하게 된다. 게다가 지루하고 답답한 마음은 끝도 없이 심연 끝자락에서부터 기어 올라온다.

이처럼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일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다.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잘 맞물려 굴러가야 한다. 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 지나쳐도 문제가 된다. 가령 돈과 명예가 그렇다. 이런 가치를 추구하다 보면 재미가 없어서 삶이 무미건조하다. 그렇다고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실에 발을 디디지 않고 무모한 도전을 반복하다가는 절대가난에 빠져서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왜 일하는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 내가 일하는 이유가 단지 돈 때문이고 잘리기 싫어서라고 하면 일에 다른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내가 일을 싫어하는 이유가 단지 돈이 적고 지루해서라는 단편적인 시각을 버리고 다른 면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전환적인 관점이 이 책에 가득하다.

MBA 출신의 저자는 이 책에서 경영학적 관점과 정신과 의사로서의 심리학적 관점을 접목한 ‘마음경영’으로 삶을 조망한다. 이 책은 수많은 내담자들과의 심리 상담과 현장 강연, 그리고 인류학, 진화심리학, 사회학 등 실무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탐구한 워크 테라피이다.

남들이 부러워 할 만한 부를 가졌음에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저자는 그 이유를 ‘일’이 갖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살피고 있다. 사람이 일하는 이유를 돈, 인정욕구, 소속감, 성취감, 재미, 성장, 승부욕, 도전, 명령, 이타심 등 10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살펴보며, 일을 통해 삶이 더 조화롭고 행복해질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최명기 지음 / 필로소픽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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