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불교회화실에서 전면 교체 전시를 한다. 이번 전시에는 오백나한도 중 두 점이 공개된다. 사진은 공개되는 두 점인 ‘의통존자(義通尊者, 위쪽)’와 ‘혜군고존자(慧軍高尊者, 아래쪽)’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오백나한도’ 두 점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의 서화관 불교회화실이 새롭게 교체됐다.

올해 두 번째로 전면 교체 전시한 서화관 불교회화실은 2005년 개관 이후 불교회화의 여러 분야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를 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불교회화의 내용을 더욱 재미있고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해 교체전시 때마다 주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나한도(羅漢圖)와 고승 진영(高僧 眞影)’은 지난해 하반기 ‘명부전(冥府殿)의 불화’, 올해 상반기 ‘삼성각(三聖閣)의 불화’에 이어 세 번째 주제다.

나한은 부처의 제자로, 수행해 해탈을 얻은 존재다. 불화로는 주로 ‘십육나한도’와 ‘오백나한도’로 그려지며, 사찰의 나한전(羅漢殿)‧영산전(靈山殿) 등에 봉안된다. 또 높은 신통력을 가졌다고 여겨져 기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고승은 덕망과 학식이 높은 승려를 가리킨다. 고승 진영은 주인공이 죽은 뒤 오랜 시간이 지나 제작하거나 원본을 계속 옮겨 그릴 때 실제 용모와 멀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고승은 여러 사찰에서 진영을 제작해 추모했고,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받는 전통이 있는 선불교에서는 승려들이 스승의 진영을 그려 모심으로써 가르침을 기억하고 자신들의 법맥(法脈)을 확인했다.

이번 교체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한도와 나한상, 고승 진영 등 총 15점이 전시된다. 특히 고려 불화인 ‘오백나한도’ 두 점은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명품이다.

이 오백나한도는 고려시대 1235~1236년 사이에 그려진 연작의 일부로 추정된다. 그림은 나한의 신통력을 빌어 외적을 물리치고 국가가 평안하기를 기원하던 고려시대의 나한 신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에 흩어져 남아 있는 것이 14점 정도인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 그 중 7점으로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고려 불화 오백나한도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어 어두워졌기 때문에 보존을 위해 꼭 필요한 전시에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오백나한도 중 ‘제170 혜군고존자(慧軍高尊者)’와 ‘제357 의통존자(義通尊者)’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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