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이 책은 우리가 당연히 옳다고 믿어온 경제상식과 투자이론, 습관으로 굳어진 소비 및 투자패턴, 매일매일 행하는 크고 작은 판단과 결정들이 실제로는 매우 비합리적이고 오류투성이임을 보여준다. “나를 가장 많이 배신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내가 선택한 틀이 나를 가두는 함정이 된다”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덫에 걸린다” “우리는 매일 낚이고 있다”와 같은 말들로 생각의 배신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깊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지 분석한다.

이런 모순과 오류는 실제 사례를 통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책에서는 실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감정적이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 숨은 함정” “공짜 쿠폰이 공짜가 아닌 이유”, “최고의 조건보다 적당한 조건의 제품이 더 잘 팔리는 이유” “월급이 올랐다고 무조건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 “미분양 아파트의 할인 분양에 숨은 함정” 등 무심코 지나쳤던 생각의 오류들이 행동경제학 이론으로 설득력 있게 소개되어 있다.

또한 이 책은 우리의 경제활동과 소비생활은 고도의 심리전이며, 많은 사람들이 번번이 심리전에 말려들어 패자가 되고 만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온갖 전략과 방법을 동원해 우리의 지갑을 열고자(마음을 얻고자) 하고,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선택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승자는 대부분 대기업이나 기관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투자자들의 투자행태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승률이 매우 낮은 단타매매(데이 트레이딩)에 매달리는 것, 도박 중독자들이 슬롯머신이나 카지노 게임에 몰두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자기 과신의 오류’,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는 ‘통제력 착각’, 주식거래나 게임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지식 착각의 오류’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한편, 품질과 상관없이 인기 캐릭터나 유명 배우가 광고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후광 효과 오류’, 제품의 총액을 일별 혹은 월별로 나누어 제시하는 ‘하루에 1천 원 전략’ 등의 마케팅 전략은 교묘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비합리적인 결정을 유도한다.

이 책은 두 가지를 말한다. 첫째, 가장 먼저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라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기대만큼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선택을 할 때 당장 떠오르는 생각보다는 객관적 근거와 정황을 따져볼 것을 권한다. 둘째, 생각의 오류와 편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라는 것이다. 생각을 멋대로 조종하는 경제심리 법칙을 알고 있으면 적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행동경제학 이론의 가장 근간이 되는 이론들을 중심으로 소개했고, 특히 5장에서는 경영학 박사이자 부동산 애널리스트인 저자의 이력을 살려 주식, 부동산, 조세정책 등의 주제를 다루었다.

김종선 지음 / 타커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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