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 ‘구세주 성당’ 성화에 물감 끼얹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모스크바 정교회 사원에서 또다시 신성모독 행위가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이 정교회 성당에서 시위성 공연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16일(현지시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62세 남성 유리 피오트롭스키가 이날 크렘린궁 인근의 ‘구세주 성당’에 몰래 들어가 성화(聖畵)에 물감을 뿌리는 신성모독 행위를 저질러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피오트롭스키는 정오께 미리 준비한 물감 통을 들고 사원에 들어가 성당 제단에 걸려있던 두 점의 성화에 물감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나’로 불리는 성화는 정교회에서 신과 교통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가장 신성한 성물이다.

구세주 성당은 2월에도 현지 여성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 단원들이 반(反)푸틴 공연을 펼친 곳이다. 피오트롭스키는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성당에 출입하는 미사 시간에 이 같은 짓을 저질러 러시아 정교회에 충격을 안겼다.

현장 경비 요원에 붙잡힌 피오트롭스키는 경찰서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에서 푸시 라이엇 사건에 대한 정교회의 비판적 입장에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오트롭스키가 횡설수설하는 등 비정상적 태도를 보여 일단 병원으로 보내 정신감정을 의뢰해 놓은 상황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고향인 피오트롭스키는 독일 뮌헨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라는 종교적 논쟁에도 적극 참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신자들은 모스크바 최대 정교회 사원에서 잇따라 일어나는 신성모독 행위에 많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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