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오바마에 ‘중국 정책’으로 선제공격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 대선이 50일 남짓한 가운데 대통령 후보들은 다시금 경제 현안을 최대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과 이슬람권 전역으로 확산했던 반미 시위를 계기로 외교 이슈가 한동안 미국 여론을 지배하면서 이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경기 회복이나 고용 증가, 재정 적자 해소 등이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판단에 다시 경제 현안으로 대선 주자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먼저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문제를 놓고 공세를 재개하고 있다.

이슬람권의 반미 시위와 경기회복 둔화 등 악재에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우위를 점하게 되자 논쟁의 초점을 다시 경제문제로 끌어들이는 자구책을 쓴 것이다. 롬니 후보는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정책을 다시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롬니 후보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 비판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우유부단한 결정이 중국 상품에 상계관세를 부과함으로 미국 산업을 보호할 장치 마련에 실패해 미국 제조업의 피해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롬니 후보는 또 “중국은 미국에서 기술을 가져갔다. 우리 기술을 훔쳤고 우리 컴퓨터를 해킹했다. 노하우까지 절도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선되면 공정한 사업과 무역이 무엇인지 중국이 이해할 수 있게 확실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백악관은 반박에 나섰다. 재임에 성공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8년간 했던 것보다 오바마 대통령이 3년 6개월 동안 중국의 무역 정책에 대응해 세계무역기구(WTO)에 더 많이 제소했다고 밝혔다.

롬니 후보는 중소기업 달래기에도 주력했다. 저비용과 고임금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약속했다. 당선되면 기업에 부담되는 연방 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하겠다는 종전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롬니 후보는 “중소기업들은 지난 4년간 매우 좌절했겠지만, 미국민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아 더 많은 돈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콜로라도주 골든 유세에서 자신의 행정부가 중산층 가정의 세금을 감면했을 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지출과 고용을 늘리도록 세금 우대 조처를 했음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쓴 세제 정책으로 기업은 더 많은 고객을 갖게 됐다는 뜻이고,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내고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했다는 뜻이며, 궁극적으로 경제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각) 중국 정부의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에 대한 보조금을 WTO에 제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인 오하이오주를 방문해 “중국의 보조금 지급행위는 옳지 않은 불법이고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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