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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짜리 갤럭시S3 ‘공짜폰’으로 전락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LTE 1000만 돌파’ ‘삼성전자 갤럭시S3 1000만 대 돌파’ 등 겉보기에는 잔치분위기의 통신시장이 속으로는 곪아 가고 있다. 엄청난 보조금 지원으로 통신사의 영업이익은 급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최근 스마트폰 판매보조금이 100만 원대까지 육박하면서 갤럭시S3의 실제 단말기 가격이 ‘0원’까지 추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보조금 고공행진‘ 갤럭시S3=공짜폰’ 전락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3사를 대상으로 권고조치를 한 후 잠시 주춤했던 이통사의 출혈 경쟁이 또다시 재개됐다. 이는 8월 15일부터 급격히 증가한 번호이동가입자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8월 번호이동자수는 113만 223건(자사 번호이동 미포함)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04년 번호이동자수가 집계된 이래 역대 6번째로 많은 수치를 보였다.

이 같은 과열 마케팅에 방통위가 구두 경고를 했지만 보조금 지급은 계속 늘어나 급기야 9월 첫째 주부터는 기존보다 보조금이 4~5배가량 증가해 100만 원에 육박했을 정도다.

보조금은 이통사업자가 판매점과 대리점에 지원하는 휴대폰 판매 장려금이라 할 수있으며 금액은 본사의 마케팅 상황에 맞게 시시각각 변한다. 방통위가 허락하는 보조금은 27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LTE가 상용화되면서 통신사들이 LTE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무자비로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100만 원대 프리미엄폰 삼성 갤럭시S3가 2개월여 만에 ‘공짜폰’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다.

이통사들의 치열한 보조금 과열 마케팅으로 제품의 단말기 가격이 싸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오히려 고객들은 더 몰려들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이통사 대리점 관계자는 “‘싼폰’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갤럭시S3 가격하락 소식에 몰리면서 점심도 못 먹을 정도로 가입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갤럭시S3 같은 경우 52요금제 이상을 사용하면 통신3사에서 대부분 단말기 가격 0원에 구매할 수 있다”며 “정부에서 제재를 하면 당분간은 본사의 보조금 지원이 줄겠지만 통신3사 중 누군가 다시 시작하면 또다시 보조금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조금 상승,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

치열한 보조금 경쟁으로 통신사업자들의 마케팅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가입자는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통신3사는 빠른 속도로 LTE가입자들을 모아 상반기에만 800만 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2분기 영업실적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통신3사 모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그 원인을 하나같이 ‘마케팅 비용 증가’라고 꼬집었다. 공개적으로 마케팅비용이 보조금으로 들어간 비용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결국 보조금 싸움으로 통신사의 마케팅비용이 급증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통신사들은 영업이익 하락을 운운하며 통신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통신사들이 경쟁사의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해 도입한 ‘보조금’이 통신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아무리 정부에서 보조금을 줄이라 하지만 소비자들도 이미 이런 구조에 익숙해져 제값을 주고 사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매 당시에는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매할지 모르지만 이는 결국 이통사의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져 소비자의 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통신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법적으로 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을 규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휴대폰 판매자들 사이에서도 이통사들이 만들어 놓은 보조금 경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서울 용산구 이통사 대리점 관계자인 이상봉(가명, 28) “대리점을 시작했던 2004년만 해도 보조금 때문에 이 정도로 마케팅이 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는 소비자가 단말기를 일시불로 살지 아니면 할부로 살지만 결정해 그것에 맞는 요금제를 소개해주면 됐다”며 “보조금이 많이 지급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비자 입장이나 통신시장을 위해서라면 과거의 방식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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