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21세기를 맞은 오늘날, 지구상에는 6억 대의 자동차가 있고 해마다 6000만 대가 생산되고 있다. 어떤 이는 포드주의의 시대는 끝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이 곧 금’인 자본주의적 시간 질서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저당 잡힌 채 산업사회의 무간지옥을 살아간다.

물론 반대의 의미가 더 많다. 헨리 포드가 주창해 낸 생산 양식과 자동차의 대량 생산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놀라운 경영 혁신은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다시 태평양으로 건너 아시아로 퍼져나갔으며, 이념의 장벽을 넘어 볼셰비키 러시아의 주요한 생산 양식이 됐다.

그가 꽃피운 자동차 산업은 조명용 램프의 연료에 불과했던 석유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 오늘날 화석연료의 5분의 1이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도록 만들었다. 또한 그간의 이동수단이던 말과 노새를 먹이려고 귀리와 건초를 재배하던 땅이 인간을 위한 곡물 재배지로 변모하면서 미국 농업의 구조조정이 촉발했다.

아울러 헨리 포드로부터 촉발된 다양한 변화는 도시의 규모와 역할을 변화시켰고, 국가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도록 만들었다. 포드주의의 도입으로 20세기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50배 향상됐고, 노동자들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주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상대적 고임금의 혜택을 누리며 노동하는 주체에서 소비하는 주체로 편입됐다.

헨리 포드라는 한 사람이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은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을 만든 이들이 누구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서 그들의 노력이 사람들의 일상을 바꾼 과정을 살펴본다.

포드자동차를 세운 헨리 포드, AK-47 소총을 만든 칼라시니코프, 유통혁명의 근원 월마트를 세운 샘 월튼, 개인이 자신의 선호를 음악에 담을 수 있게 한 소니 워크맨을 만든 모리타 아키오, 침묵하는 다수의 마음을 읽은 여론조사의 선구자 조지 갤럽, PR(Public Relation)을 학문의 수준으로 이끈 에드워드 버네이스, 콜라를 세계화한 로버트 우드러프, 바나나를 세계화한 새뮤얼 제머리, 20세기를 석유의 세기로 만든 존 D. 록펠러, 화약 기업으로 시작해 끊임없는 변신으로 200년간 세계를 지배해온 듀폰사, 작은 생쥐 하나로 글로벌 미디어 제국을 세운 월트 디즈니, 세계인을 고객으로 모신 호텔의 제왕 콘래드 힐튼, <플레이보이>로 성 혁명을 일으킨 휴 헤프너, 행복한 가정을 꿈꾸게 하는 마사 스튜어트, 70억 인류를 가능케 한 풍요의 발명자 프리츠 하버. 이들은 자신의 천재성으로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

이처럼 지금 우리의 삶은 누군가의 천재성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삼켜졌고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세계사의 장면들을 구성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문 현대적 일상의 발명자들의 흥미로운 역사를 통해 우리 자신의 삶과 이 세계를 좀 더 자세히 파악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전성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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