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영국 동화 작가 루이스 캐럴에 관한 이야기다. 그에겐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며 늘 따라다니는 세 명의 꼬마 친구들이 있었다. 1862년 7월 4일도 그런 날이었는데, 그는 꼬마 친구들을 위해 누가 들어도 쉬이 잊지 못할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세 명의 소녀 중 한 명인 앨리스 리델을 모델로 한 소녀가 흰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간다는 설정의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다. 이 이야기는 후에 책으로 출간돼 전세계 어린이들이 읽는 ‘명작’이 됐다.

그런가 하면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 어릴 적 모두가 잠든 시간에 동네를 휘젓고 다니는 장난꾸러기였다. 훗날 어른이 된 트웨인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톰 소여의 모험>을 썼다. 그리고 작가의 머릿속에 가장 뚜렷이 각인된 친구가 소설 속의 반항아 ‘허클베리 핀’으로 되살아났다. 심지어 트웨인의 가족들조차 이야기 속 천방지축 소년의 실제 모델이 누군지 대번에 알아챌 정도였다. 작가의 누나인 파멜라 모펫은 허클베리 핀이 등장하는 부분을 듣자마자 “뭐야, 이거 완전히 톰 블랭큰십(트웨인의 친구)이잖아!”하고 소리쳤다고 한다.

위대한 작가들은 어떻게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는 문학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이 같은 물음에서 출발한다. 아이디어를 따온 부분은 모두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저마다 ‘영감’이 떠오른 순간을 작품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레프 톨스토이, 조지 오웰, E. B. 화이트, 워싱턴 어빙, 루이스 캐럴, 제인 오스틴, 에드거 앨런 포, 아서 코난 도일, 버지니아 울프, F. 스콧 피르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샬롯 브론테 등 모두 50명의 위대한 작가들이 문학적 영감을 떠올린 흥미로운 순간들을 이 책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책은 단순히 작가들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단순한 이야깃거리 하나를 두고 어떤 구성을 통해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었는지를 설명한다.

영감이 스치는 그 찰나의 순간을 결코 놓치지 않았던 작가들의 일화를 통해 우리 도처에 영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역시 그 순간을 붙잡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 지식채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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