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린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안철수 대학원장이 취재진과 만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자료). (사진출처: 연합뉴스)

`추석前 출마설' 현실화..후보단일화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야권의 유력한 장외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공식 등판이 목전에 다가왔다.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대로 며칠 내에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고 대변인 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11일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은 결선투표 여부에 따라 오는 16일 또는 23일 이뤄지기 때문에 그의 대선 출마 입장 표명은 이르면 내주중, 늦어도 그 다음주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아직 대선 출마 여부를 명백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미 대선 출마 의사를 굳혔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안 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인사는 "안 원장이 금주 주말에 가족모임을 갖고 출마 의사를 밝힌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후보 선출 후 며칠 내'라는 선언 시점은 연대의 대상인 민주당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선판을 깨지 않는 것은 물론 후보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누릴 `며칠'의 시간을 준 셈이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출마 시점과 관련해 "민주당의 최종 경선일에서 2∼3일 정도 흐른 시점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오는 16일 민주당 후보가 선출된다면 19일이나 20일에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후보 선출 이후에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안 원장으로선 그다지 손해 볼 게 없다는 분석이다. 대선 민심의 변곡점으로 간주되는 추석 이전에 입장을 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은 "안 원장이 추석 직전에 출마를 선언하면 추석 내내 최대 화두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출마할 경우 안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선가도를 뛸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안 원장의 입당 여부가 당 존립 기반과 직결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후보, 안 원장의 3자 대결구도가 전개되겠지만 민주당과 안 원장은 어떤 경로를 거치든 야권 후보 단일화 경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3자 대결 구도는 필패'라는 인식에 양측 모두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후보단일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우선 민주당은 안 원장의 입당을 전제로 단일화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나 안 원장 측은 내키지 않아 할 공산이 크다.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과 혐오가 투영된 `안철수 바람'을 등에 업은 안 원장이 민심을 거스르며 입당을 선택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맥락에서 안 원장이 택할 수 있는 또다른 선택지로 신당 창당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을 배제한 제3세력만으로 대권을 거머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결국은 후보단일화 행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이 유력한 문재인 후보의 `공동정부론'과 맥이 닿을 수 있어 주목되는 방식이다.

무소속 출마는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서 당 조직의 도움 없이 선거를 치르기 어렵고, 각자도생식 3자 대결구도로는 박 후보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시킨 `아름다운 양보'를 재연할 가능성을 점치는 인사들도 있다.

민주당 후보가 국민으로부터 안정적인 지지세를 얻거나 대통령으로서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지지를 선언하고 출마를 접을 수 있다는 해석이지만 이는 민주당 측의 희망사항으로만 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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