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전 세계의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2012 런던 패럴림픽의 성화가 꺼졌다.

지난달 29일 개막식 이후 30일부터 11일 동안 166개 나라에서 온 4천310명의 선수가 503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던 열전의 무대는 9일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수많은 감동의 이야기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개막식에서는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호기심을 가지라'고 충고했다면 이번 폐막식에서는 선수와 관객, 무용수들이 함께 춤추는 파티와 같은 무대가 만들어졌다.

특히 인기 록그룹 콜드플레이는 유명 곡들을 연달아 연주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임원 47명과 선수 88명을 합쳐 135명으로 선수단을 구성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로 대회 시작 전 목표했던 금메달 11개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종합 12위에 올라 종합순위에서는 목표했던 13위를 넘어섰다.

선수단은 미리부터 폐막식이 열리는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 자리해 '주인공'으로서 폐막식에 함께 참여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선수단이 획득한 메달에는 모두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사격에서 2관왕(10m 공기권총, 50m 권총 SH1)을 차지한 박세균(41)은 이번 대회에서 유일한 다관왕으로 금메달 행진을 이끌었다.

강주영(44)은 한 손에는 총 자루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로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 불편한 몸으로도 결선 상대를 압도하는 성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감동을 안겼다.

이화숙(46), 고희숙(45), 김란숙(45)이 모인 '숙자매'가 나선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처럼 패럴림픽에서도 양궁은 효자 종목이지만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영 종목에서는 임우근(24)과 민병언(27)이 각각 남자 평영 100m와 배영 5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패럴림픽 수영 종목에서 금메달이 나온 것은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이후 24년 만이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지적장애인 수영선수 이인국(17)이 '3분 지각' 사태로 실격됐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탁구 왕' 김영건(28)은 남자 단식(클래스3)에서 중국의 장얀을 꺾고 8년 만에 패럴림픽 우승자 자리를 되찾아왔다.

유도의 최광근(25)이 결승 시작 45초 만에 허리후리기 한판으로 상대를 매트 위에 눕혔던 장면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 선수가 펼친 가장 화끈한 경기 장면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보치아에서는 한국 선수끼리 붙은 결승에서 최예진(21)이 정호원(26)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녀 구분없이 치러지는 보치아 BC3 개인 종목에서 여자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패럴림픽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폐막식에서는 영국의 에드워드 왕자와 필립 크레이븐이 특수 제작된 자동차를 탄 채 입장하고 자폐인이면서 시각장애인인 리사 허먼스가 영국 국가를 부르면서 공식 시작을 알렸다.

첫 공식 행사는 황연대 성취상 시상이었다.

한국 최초의 장애인 여의사인 황연대 박사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그레고리 하르퉁 부회장과 함께 시상자로 나서서 아일랜드의 육상선수 마이클 매킬럽과 케냐의 투척 육상선수 메리 자카요에게 순금 메달을 시상했다.

시상식 전에는 황연대 박사의 일대기를 간략하게 소개되는 동영상이 소개돼 8만여 명의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무대 중앙에 설치된 해시계 모양의 무대가 열리면서 인기 록그룹 콜드플레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동안 콜드플레이의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흥겨운 무대가 연출된 폐막식은 마지막에 무대에서 분수가 솟아나오고 경기장 주변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면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이어 불타오르던 성화가 꺼지면서 뜨거웠던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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