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을 산 독수리는 죽음과 새로운 삶의 기로에 서 있다. 부리는 굽어 목을 찌르고 발톱은 길어 먹이를 집을 수 없다. 깃털도 무거워 날기가 힘들다. 죽음을 택한 독수리들은 그냥 그렇게 죽어간다.

하지만 새 삶을 희망하는 독수리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찍어 깨뜨리고, 발톱과 깃털은 모두 뽑아낸다.

그러한 고통의 시간을 통해 ‘자기 혁신’으로 거듭나, 30년이라는 새로운 삶을 연장하게 된다. 독수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처럼 국내외 경제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혁신’을 감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자랑스러운 혁신기업을 만나보자.

▲ 이석채 KT 회장이 KT가 지난 5월 기존 서비스 항목인 ‘통신’과 새롭게 시작한 ‘금융’ 사업을 융합해 선보인 휴대폰 전자화폐 서비스 ‘주머니(ZooMoney)’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 KT)
조직·기술 혁신 이어
미디어유통그룹 도전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30년이 넘게 ‘통신’만을 생각하며 달리던 KT가 올레(olleh)경영2기에서도 혁신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올레경영2기는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가상상품(Virtual Goods) 유통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유통 그룹’으로 도약하는 시기로 삼겠습니다. 또 ‘BIT를 통한 경영혁신’을 추진해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하는 세상을 구현하겠습니다.” 지난 3월 올해 재임이 확정된 이석채 회장이 2기 경영선포식에서 밝힌 포부다.

사실 KT의 혁신을 향한 도전은 2009년 한국통신과 KTF 합병 후 ‘올레 경영’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KT가 꿈꾸던 모습은 ‘컨버전스에 기반한 혁신으로 글로벌 IT 리더’가 되
겠다는 것.

KT의 혁신은 ‘역발상’으로부터 시작됐다. 합병과 동시에 선보인 통합브랜드 ‘올레(olleh)’는 역발상 혁신을 대변한다. ‘hello’라는 단어를 거꾸로 적은 것에서부터 ‘역발상 혁신’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올레경영은 경영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성공사례로 불린다. 공기업의 관료주의 문화에 젖어 늙어가고 있던 위기의 조직을 활기 넘치는 기업으로 변신시킨 보기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올레경영1기가 시작되면서 KT가 혁신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낡은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노조와 협상을 거쳐 나이든 직원 6000여 명을 줄였고 이어 새로운 물을 공급하기 위해 고졸채용과 함께 신입직원을 2000명 이상 고용했다. 여성 임직원 영입에도 적극 나섰다. 또한 혁신리더의 이미지를 위해 브랜드 캠페인도 계속 진행 중이다.

그 결과 KT는 2011년 ‘다우존스지속경영지수(DJSI)’ 통신부문에서 ‘글로벌슈퍼섹터리더’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 통신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기업 1위로 뽑혔다. KT의 올레경영 혁신사례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였고,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는 이석채 회장을 직접 초청해 강연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혁신은 기술로도 이어졌다. KT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이동통신 시스템에 적용한 획기적인 CCC(Cloud Communication Center) 기술을 선보였고, LTE에도 이를 적용해 ‘LTE 워프(WARP)’로 최단기간 LTE 전국망을 구축이란 성과를 얻었다.

아울러 이제는 통신영역을 벗어나 비통신의 융합을 통해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통신과 금융의 융합을 이루기 위해 BC카드를 인수했고, 이외에도 KT렌탈에서 ‘카셰어링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등 통신과 연계한 비통신의 시너지경영을 강화했다.

본격 올레경영2기가 출범됨에 따라 KT는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 도약’을 꿈꾼다. 이를 위해 KT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그룹 내 엔써즈(Enswers), 유스트림 코리아 등을 인수, 콘텐츠 유통을 맡긴다. 또한 넥스알(NexR), KT이노츠 등 솔루션회사가 주도해 ‘가상상품(Virtual Goods:콘텐츠, 앱 등 가상공간에서의 상품)’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KT는 이로써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며 혁신의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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