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공천과 관련,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양경숙 '라디오21' 방송편성제작본부장이 근무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사무실 문이 지난달 31일 오전 쇠사슬로 굳게 잠겨 있다 (자료사진)

檢, 라디오21 前국장 등 참고인 본격조사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김동호 기자 =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ㆍ구속)씨가 공천희망자들로부터 받은 돈 중 수억원이 라디오21 전직 간부에게 송금돼 상당액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이두식 대검 수사기획관은 4일 "양씨로부터 1차로 돈을 송금받은 계좌주 중 1명을 어제 소환했고 오늘 추가로 2명을 불러 조사한다"며 "송금받은 돈의 규모나 여러가지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라디오21 홍모 전 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이날 라디오21 관계자 1명과 양씨 지인 1명을 소환했다.

검찰은 양씨가 홍씨 명의의 계좌로 수억원을 송금했고 이후 이 계좌에서 상당액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홍씨를 상대로 돈을 송금받은 명목과 현금으로 상당액을 인출한 경위, 구체적인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민주당 전당대회나 총선 관련 등 정치권으로 돈이 유입됐는지도 추궁했다.

검찰은 홍씨가 양씨의 지시로 송금된 돈을 현금으로 바꿔 어딘가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이 돈은 30여억원의 전체 뒷돈 중 가장 큰 뭉치로 보인다.

검찰은 또 1차 송금된 계좌주 중 한 명인 노혜경(54) 전 노사모 대표를 곧 소환키로 하고 시기를 조율 중이다.

노 전 대표는 양씨로부터 1억원 이상 수차례 돈을 송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가 노 전 대표 명의를 빌려 계좌를 개설하고 돈거래를 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 수사기획관은 "양씨가 스스로 신용불량자라고 얘기하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나중에 돈을 어디에 썼느냐가 문제일 뿐 (신불자 여부는) 사건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주말 2차 송금계좌에 대한 추적을 완료하면 양씨가 송금한 돈의 구체적인 사용처와 더불어 공천과 관련된 사건의 전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획관은 "여러 진술을 확인하려고 계좌추적을 하고 있는데 이번 주말쯤에는 윤곽이 대충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천희망자 중 한 명인 부산지역 시행업체 F사대표 정일수(53ㆍ구속)씨의 녹취 파일과 관련, 이 기획관은 "공천탈락 직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양씨와 공천희망자 3명이 가진 술자리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있는데 주로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 등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양씨와 정씨,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56ㆍ구속)씨, H세무법인 대표 이규섭(57ㆍ구속)씨 등 관련자 4명의 구속기간을 열흘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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