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인디밴드 ‘곱창전골’의 리더 사토 유키에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지난 8.15 광복절을 맞아 서울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수요시위 특별집회 공연에서 반전(反戰)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울려 퍼졌다. 위안부와 독도 문제로한일 양국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때 3명의 일본인으로 구성된 인디밴드 ‘곱창전골’의 리더 사토 유키에(49)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토 유키에 씨를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그의 노래와 남다른 한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요시위 특별집회 무대에 서기 전부터 여러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바빴어요”라고 말하는 그에게 예민한 시기에 이번 무대에 서게 된 계기를 물어봤다.

“몇 년 전 3.1절 행사 무대에 나가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런경험이 있어서 자신감을 얻었고, 제가 평소 반전(反戰)에 대한 철학이 뚜렷한 것을 알고 가수 손병휘 씨가 권유를 했어요.”

사토 씨는 “히피 문화가 발달한 1960~70년대 록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라서 기본적으로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싫어해요, 앞으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해요”라며 “전쟁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참 아프다. 이번 무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건강하게 사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불렀다”고 전했다.

사토 씨는 지난 1995년 한국으로 관광을 왔다가 신중현의 음악에 매료돼 그의 문하생이 됐으며, 1999년 일본 밴드 최초로 1집 ‘안녕하시므니까’로 국내에 데뷔했다.

그는 한국어가 서툴었을 당시 밴드명(名)을 지어야 했다. 그래서 가이드북에 있는 음식 메뉴판을 통해 일본에는 없는,한국 냄새가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다가 지금의 밴드명인 ‘곱창전골’로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한국어에 좀 더 능통했더라면 가이드북 음식 메뉴판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다른 밴드명으로 짓지 않았을까도 생각해 보지만 몇번을 생각해도 ‘곱창전골’이라는 밴드명에 아쉬움은 없다고 한다.

한국인 아내와 2006년 가정을 꾸린 사토 씨에게 문화 차이로 오는 갈등은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물어봤다.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요.”

그는 13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을 잇는 교량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정이 많은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해요”라고 말하는 그는 일본 친구들이 한국으로 사업을 하러 올 때 빚어질수 있는 오해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서로의 문화가 다름을 상기시켜 한국 문화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한국 친구들이 일본으로 사업하러 갔을 때도 마찬가지로 조언을 아까지 않는다.
사토 씨는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극단 ‘샐러드’에서 음악감독과 연극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아이를 위해 대학로, 학교와 전국 각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 그는 기자와 만나기 하루 전에도 지방에서 공연을 하고 왔다고 한다.

사토 씨는 “극단 ‘샐러드’ 대표와의 인연으로 연극에 출연하게 됐지만 연극을하면서 몰랐던 세계도 접하게 돼 재미있고 새롭다”며 “연극배우로서의 활동도 계속해서 건강한 다문화사회 정착을 위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곱창전골은 한국의 인디음악을 발굴하고 널리 알린 공로로 2010년 제3회 ‘홍대앞 문화예술상’ 공로상을 수상하기도했다.

현재 3집 앨범 작업 중에 있는 곱창전골은 “지금까지 사랑을 주제로 한 곡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앞으로는 사랑과 평화 등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사토 유키에의 이 한 마디는 그의 행보에 지금과는 또 다른 기대감을 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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