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의 성범죄의 가장 큰 문제는 피·가해자의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음란물과 성범죄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은 숙제를 하면서도 ‘불가피하게’ 음란물을 볼 수밖에 없다. 바로 온라인 신문 광고에서다.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중앙지에서부터 보기 민망한 광고가 자리 잡고 있으니 다른 인터넷 매체는 말할 것도 없다.
이에 지난 8월 17일 본지는 ‘클린미디어로 더 밝아지는 청소년, 건강한 청소년 문화 형성을 위한 미디어의 역할-성윤리 중심으로’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본지는 창간3주년을 맞이해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신문의 실태를 진단하고, 선정성 광고의 가장 큰 피해자인 청소년들은 실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사단법인 학부모정보감시단 이경화 대표 인터뷰

청소년, 인터넷 기사 많이 봐
선정적광고에 마음 혼란 당연
언론·포털 나서서 해결해야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기사 옆, 심지어 화면 가운데 선정적인 광고창이 뜨잖아요. 모방심리가 강하고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 시기에 이러한 광고를 보면 마음이나 생각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힘들겠어요.”

사단법인 학부모정보감시단 이경화 대표의 말이다.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연예와 스포츠는 물론 정치와 사회, 경제 등 사회 각종 이슈를 인터넷 뉴스로 접하는 청소년이 많아졌다. 이는 청소년과 인터넷 매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사를 클릭하자마자 혐오·선정적인 광고창이 뜨는 곳이 많아 인터넷 매체가 언론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특히 이러한 선정적 인터넷 매체를 청소년도 쉽게 접할 수 있어 학부모는 물론 많은 시민단체로부터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선정적인 광고는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아이들이 이러한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되면서 정신적인 혼란을 경험하게 되고 이에 대한 옳고 그름도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쉽게 바뀌지 않는 인터넷 매체 환경의 원인에 대해 ‘한마디로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의식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결여됐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대표는 “포털사이트는 언론사의 편집권을, 언론사는 돈벌이를 이유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관계자들이 ‘인터넷 환경은 개선할 수 없다. 개인의 책임이 크다’는 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회피만 할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클린미디어를 만들어 가는 것은 ‘의지’ 차이라고 강조하면서 포털 사이트가 유해성 광고를 걷어내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안 되는 것은 없다. 포털 사이트 측에서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을 언론사에 언급하고 해당 광고를 내려달라고 말하면 된다. 내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몰카 피해자를 구제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몰카 피해자들로부터 사연을 들은 뒤 웹사이트에 뜬 몰카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관계자에게 요청하니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다들 삭제할 수 없다고 말하는 분위기였죠. 그래서 미국 현지 경찰에게 납득이 될 만한 내용으로 반 협박(?)적인 편지를 띄웠어요.”

이 대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웹사이트에서 몰카 영상이 지워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대표의 편지를 받은 경찰이 해당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동영상 남녀 주인공이 에로배우가 아니라면 해당 영상을 지우라”는 내용을 공지했고 이후 이들이 일반 몰카 영상을 지우기 시작한 것.

그는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디지털 환경 개선은 시민이나 시민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언론과 포털, 광고대행사 등 그 환경에 맞게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과 기업이 서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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