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숲교육을 통해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부모들 이태영 상임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딸은 다닌 지 1년 만에
아토피·천식·비염 완치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서울에 숲이 별로 없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 숲 유치원이 옳다는 확신이 듭니다. 우리 딸의 경우, 숲 유치원을 다니면서 아토피 피부염이 완전히 나았어요. 사물을 볼 때에도 관찰력이 훨씬 늘었고요.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아이의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무엇을 하든 간에 빠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일 (사)숲교육을 통해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부모들(숲부모들)의 이태영 상임이사는 아토피·천식·비염에 고통스러워하는 딸을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 그러나 이 이사의 노력에도 딸의 질병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숲 유치원을 찾게 됐고 1년 만에 이 모든 것들이 완치가 됐다. 물론 이 기간 중 특별하게 치료를 병행한 것은 없다.

이 이사는 현재 숲 유치원에 이어 ‘숲 학교’ 건립 추진에 함께하고 있다. 적어도 10살까지는 아이들이 뛰놀면서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숲부모들의 회원 수는 약 500명. 이 이사에 따르면 이들의 교육관은 비슷하다. 다른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한글과 알파벳, 더 나아가 영어회화까지 구사할 때 본인의 아이들은 숲에서 친구들과 놀며 뒹굴다 집에 와서는 지쳐 잠이 드니 소위 ‘욕심 있는’ 부모들은 숲 유치원에 보내기가 어렵다.

이 이사는 “요즘은 7살만 되도 학원에서 하루에 영어단어를 몇십 개씩 외우고 있다”며 “과연 ‘내가 왜 영어단어를 외우고 있나’라고 생각해 보는 아이들이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은 이같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입식 교육의 가장 큰 폐해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없어진다는 것”이라며 “반면 숲 유치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창의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에 따르면 이렇다 할 장난감이 주어지지 않은 숲에서 아이들은 온종일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만들어내고, 그것들을 응용해 더 나은 놀이를 창조한다.

이들은 한글도 제대로 모른 채 학교에 진학하게 되지만 막상 시간이 흐르면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에 자신이 예전에 놀잇거리를 찾듯이 공부도 스스로 한다.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가며 공부하기 때문에 학습 속도가 남다른 것은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발견되고 있다.

이 이사는 이와 더불어 아이들의 ‘사회성 향상’을 강조했다. 숲 속에서 놀 때 교사들은 아이들을 따라다니지 않는다.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할 뿐이다. 아이들끼리의 문제가 생겼을 때도 무작정 개입하지 않고 한참을 지켜본다. 1시간 이내에 대부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아이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성이 길러지고 숲 속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놀이’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왕따 문제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숲 유치원과 숲 학교가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 이 이사는 부모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들을 만나보면 숲이 좋다는 것과 주입식 교육이 잘못됐다는 점에서 대부분 공감한다”며 “그러나 막상 숲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기 꺼리는 부모들도 있고 또 7살이 되면 같은 동네에 있는 친구들과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며 유치원을 떠나는 사례도 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숲 유치원의 장점만 말하는 이 이사는 아쉬운 점으로는 서울 도심에 숲이 많이 없다는 것만 겨우 꼽았다.

인터뷰 말미에는 그는 다른 부모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숲은 우리 국민의 소유인데 이 좋은 교육을 숲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만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숲부모들은 대부분 사립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유치원의 비용을 소외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활동도 진행 중이다.

“숲 교육은 농촌보다 도시 지역, 또 부유한 환경의 아이들보다는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존감이 길러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또 유치원이 더욱 활성화돼 공립 숲 유치원도 더 많이 창설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나아가 초등 저학년까지는 숲에서 놀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빨리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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