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청계산 인근에 있는 숲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숲 탐험을 시작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스웨덴 자연교육 시초… 국내 400여개 운영

[천지일보=이솜 기자] ‘숲 유치원’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학부모들의 입소문도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이겠으나 ‘근본적인’ 교육을 찾으려는 학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숲 유치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3년가량 됐다. 먼저 시행했던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숲 유치원 출신 아이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유치원을 찾는 발길도 더욱 잦아졌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 2월 숲 유치원을 늘리기 위해 산하 기관 5곳과 인천과 부산, 광주 등 지자체 3곳에 올 한 해 5억 3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희정의 <숲 유치원-설립에서 프로그램까지>에 따르면 숲 유치원은 약 20명의 아이가 숲을 교육공간으로 활용하는 유아교육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숲 교육은 사계절 동안 날씨와 관계없이 매일 숲에서 3~4시간을 자유롭게 활동하며 다양한 자연의 구조 등을 오감을 통해 느끼는 새로운 대안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숲 교육의 시초는 스웨덴의 자연 교육 프로그램이다. 숲 유치원은 21세기 초 덴마크와 인접한 독일에서 정부가 인정하는 정식 유아교육기관으로 출발했다.

스위스에는 1998년 취리히주의 부루텐과 상갈렌에 전형적인 숲 유치원이 세워졌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는 숲 유치원보다 다양한 연령층의 자연 체험형 숲 학교가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숲 유치원은 영국, 스코틀랜드, 벨기에, 핀란드 등 여러 유럽국가에서부터 미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 등으로 확산됐다.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북부지방 산림청에서 일반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숲 해설가들이 이끄는 숲 유치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숲 유치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현재는 매일반과 체험반 통합 전국 400여 개의 숲 유치원 또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숲 유치원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조사 결과는 일반 유치원 출신과 숲 유치원 출신 아이들에 대한 평가다. 2003년 페터 헤프너는 ‘독일에서의 자연과 숲 유치원, 취학 전 교육인 일반 유치원의 대안’을 주제로 쓴 논문을 통해 숲 유치원 출신 아이들이 사회성·수업참여도·신체 등의 모든 영역에서 앞선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아산병원 송파정신보건센터에서도 ‘숲 유치원 유아의 발달 평가’를 통해 “숲 유치원 교육은 현재의 일반적인 유치원 교육에 비해 유아의 인지·정서·행동발달에 최소한 같은 정도의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공격성·주의집중·수면습관·사회성 등의 측면에서는 일반적인 유치원 교육에 비해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청계산 숲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오수숙 원장은 “현재는 한국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유럽의 사례를 많이 참조하고 있다”며 “숲 유치원 설립 취지는 세계 어느 곳이나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은 동기부여가 된다면 해낼 가능성을 무한히 품고 있다”며 “정답이 없는 숲에서 자란 아이들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상처가 일반 아이들보다 적다. 이 때문에 자존감이 높고 매사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인 ‘안전’에 대해서는 “숲에 체험 형식으로 한 번 놀러 온 아이들은 근육이 뻣뻣해 다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그러나 매일 숲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오히려 근육이 발달해 쉽사리 다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한국에서도 핀란드형 숲 초등학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소재의 언남초등학교가 폐교되면 숲 교육이 가능한 공립 대안 초등학교를 사교육 1번지에 세우자는 것이다. 숲 유치원의 인기몰이에 이제 첫 단계를 밟고 있는 숲 학교 설립 역시 학부모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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