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LIG손해보험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프로배구연맹)

구단 창단 36년 만에 정규대회 사상 첫 우승 감격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LIG손해보험이 구단 창단 36년 만에 정규대회 사상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아울러 만년 4인자라는 오명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LIG손보는 지난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수원컵 프로배구 남자부 결승전에서 주포 김요한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에 3-0(25-15 25-20 25-20) 완승을 거두고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이는 1976년 금성배구단으로 출범한 이래 프로와 아마추어 대회를 통틀어 정규대회 사상 처음 우승이다.

LIG는 1995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지난 시즌까지 정규대회와는 유독 인연을 맺지 못한 채 만년 4인자라는 오명을 들어야만 했다. 1990년대 이상열, 구본왕, 구준회, 김성채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를 보유하고도 늘 고려증권, 현대자동차(현 현대캐피탈), 대학팀들에 밀려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2005년 프로출범 이후에는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에 완전히 밀려 뚜렷하게 만년 4인자의 길을 걸어와야 했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대한항공이 정규시즌까지 우승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는 사이 LIG는 최고의 대학스타 출신 플레이어 이경수와 김요한 등을 보유하고도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 더구나 2007년 컵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랐지만 대한항공에 패해 첫 우승이 좌절돼 서러움이 더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경기대를 대학 최정상 팀으로 이끈 명장 이경수 감독을 영입해 반전을 노리려 했다.
2008년 신인왕을 거머쥐며 기대주로 꼽히던 주전세터 황동일의 조련을 위해서였다. 이경석 감독이 세터 출신인 데다 황동일의 대학 시절 스승이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품고 LIG는 시즌을 맞았던 것.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황동일의 부진이 맞물리며 LIG는 시즌 내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결국 시즌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 황동일을 대한항공에 내주고 경험 많은 백업세터 김영래를 데려오는 트레이드까지 단행했으나 최종적으로 정규리그 6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로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하지만 수원컵에서 LIG는 달라졌다. 주포 김요한의 공격이 제대로 살아나기 시작했고, 노장 이경수가 부상에서 재기해 공격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상무에서 제대한 센터 하현용이 복귀함으로써 높이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또한 세터 불안으로 늘 발목을 잡았던 LIG는 이효동 세터로 중심을 잡으며 불안감을 없앴다.

이번 우승으로 LIG손보는 프로배구 2012-2013 시즌에서 돌풍을 예고했다. 과연 LIG가 정규시즌에서도 만년 4인자의 오명을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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