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북한 내부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지난 7월 6일 평양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 북한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번 북한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에는 영화 ‘록키’ 음악 및 영상, 팝송인 ‘마이웨이’ 연주, 월트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를 비롯한 캐릭터 인형, 만화영화 주제가 및 장면이 등장했다.

특히 단원들은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하얀 드레스와 미니원피스, 굽이 10㎝는 훌쩍 넘을 듯한 하이힐을 신고 화려한 레이저 조명을 받았다.

이를 두고 북한이 사회통제 일변도에서 개혁개방 의지를 비춘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정란 협력연구원은 ‘월간 북한 2012년 8월호’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영상물을 비롯해 외부 정보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민’의 대중적 문화 욕구에 어느 정도 부응해야 할 뿐 아니라, 주도해야 한다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모란봉악단의 공연 형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래 가사를 비롯한 내용에서는 사회주의 고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사회주의를 관철해 나가되 시기별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대중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모란봉악단 공연과 리영호 군총참모장의 해임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일련의 상황 속에서 북한 당국의 사회통제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를 유추해보면, 대내외적으로 공개된 대중적 무대에서는 파격적 형식을 이어가면서도 대내적으로는 단속과 통제를 펼치는 이중적 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또한 “그럼에도 그 양면의 괴리를 오랫동안 지속해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개된 허용과 은둔의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그 괴리감에서 오는 피로와 불만족 상황이 북한 사회 내 축적되어가고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무의미하고 미미한 것처럼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들의 의식 속에 외부정보가 조금씩 덧대어져 두터워지고 있는 어느 순간, 북한 당국이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중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월간 북한 8월호에는 ‘특집-김정은 시대 북한사회 실상’ ‘기획연재-미래의 통일상’ ‘인물포커스-현영철 북한군 총참모장’ ‘탈북민동정’ 등의 풍성한 읽을거리가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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