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전세난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20일 국민은행 주택동향조사와 부동산 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4월 봄 이사철에 0.1% 상승한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마포구, 성북구, 동작구, 송파구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이들 지역은 가을 이사철에 앞서 선점하려는 수요와 신혼부부 수요 등이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올 봄 윤달에 이사하지 못한 대기수요와 송파구 가락시영 등 9개 구역, 1만 가구 이상의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난이 악화할 것으로 부동산중개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최근 2년간 수도권의 1억 원 미만 저가 전세 아파트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가 서울·경기·인천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세가격 1억 원 미만 가구 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8월 92만 485가구에서 현재 53만 7901가구로 42%나 줄었다.
특히 서울은 이 기간 9만 6800가구에서 4만 4454가구로 무려 54%나 감소했다. 경기도도 62만 7083가구에서 33만 398가구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반해 인천은 19만 6602가구에서 16만 3049가구로 17% 감소했다.
서울에서 저가 전세 아파트 수가 급감한 것은 이 기간 전셋값이 크게 오른 데다 소형 저층 재건축 철거와 이주가 잇따랐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이처럼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내 저가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저소득층이나 1~2인 가구의 이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 침체와 가계부채 확대로 기존 전셋집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해져 1억 원 미만 전세 아파트가 급감했다”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렇듯 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아파트 전세 수요자들이 다세대·빌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부동산114가 ‘서울 전·월세 실거래건수’를 주택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다세대의 거래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다세대주택의 경우 2010년 전체 전·월세 거래 건수의 19.2%에 불과했으나 2011년 21.3%로 늘었다. 올해 들어 7월까지는 3만 2285건이 거래돼 전체 거래의 22.1%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10년 44.5%에서 올 상반기 42.7%로 감소했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는 2010년 59.1%에 달하던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 비중이 올 상반기 52.8%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세대는 18.3%에서 23.7%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