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후에 독도를 전격 방문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독도경비대원들에게 “우리 국토의 동해 제일 동단(東端)이 독도”라며, “독도는 진정 우리의 영토이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긍지를 갖고 지켜가자”고 당부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독도를 방문한 첫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된 이 대통령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역대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지 않았던 것은 독도를 국제 영토분쟁 지역으로 부각시키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릴 수 없다는 이유였으나 이 대통령은 대신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정신 나간 말까지 서슴없이 했다. 독도가 누구 땅인데 일본 총리가 수용하고 말고를 따진단 말인가! 그동안 국제 영토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이유로 독도 저자세 외교로 나갔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동안 일본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저자세 외교 덕분에 조금씩 조금씩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일본 내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표기한 것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을 정도로 우리마저도 익숙해 있음은 물론 지난 8년간 일본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까지도 담고 있을 정도로 주장을 확장시켰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들이 울릉도를 방문하려 시도한바 있고, 금년에는 여수엑스포에서 일본 정부가 독도 동해 표기를 문제 삼아 ‘일본의 날’ 관료 파견 계획을 취소했다. 우리 땅을 유린했던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뻔뻔스럽게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마저도 개소리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일본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도 저자세 외교를 고수함으로서 번번이 일본에게 양보하는 외교는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게 바라봤던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독도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이슈가 될 경우 국제 영토분쟁지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필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 나라의 영토에 이 나라 대통령이 갈 수 없다면 그것이 어찌 우리의 영토겠는가 말이다. 일본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문제를 제소하겠다는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의 말 한마디를 무서워하는 외교라면 그것은 외교가 아니라 굴욕이다. 국제사법재판소에서는 당사국 중 한쪽이라도 원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법재판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방문과 국제사법재판소로 확대되는 것은 별개로 다루면 그뿐이다. 오히려 단호하게 실효적 지배마저도 강화하여 일본이 더 이상 독도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관련하여 지난 10일 조선일보에서 차기 대권 주자 6명에게 ‘대통령이 되면 독도를 방문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필자는 당연히 ‘그렇다’라는 답변이 모두에게서 나올 것이라 기대했지만 대한민국 정치인의 생각은 상당수가 다른 모양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 후보와 민주당 김두관 경선 후보 측만 “독도에 갈 수 있다”고 답변했고,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답변을 유보했으니 말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내 나라 내 땅에 가는데 왜 옳고 그름을 따진단 말인가! 외교적 문제 때문이라면 그것은 이미 저자세 외교요 실패한 외교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일본의 교과서는 물론 국방백서마저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표기한 마당에 무엇을 더 양보하면서 저자세 외교로 얻으려 하는가 말이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분들이 주권과 영토 문제에 대해 단호하지 않으면 누가 단호해야 할 것이며, 이런 문제는 국민에게 물어야 할 포퓰리즘의 대상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이요 대통령 후보로서 주권과 영토 문제에 대한 기본적 신념을 묻는 것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칼럼을 쓰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일부 비판적 칼럼을 쓴 적이 많다. 대기업 중심 정책이 그러했고, 서민들의 아픔을 말하면서 그러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보면서 가슴이 다 후련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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