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오후 2시 현재까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2일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69㎏급 결승에서 림정심이 인상 115㎏, 용상 146㎏로 합계 261㎏를 들며 북한에 4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1972년 뮌헨올림픽부터 선수를 파견하기 시작한 북한은 바르셀로나 대회 때 금메달 4개와 동메달 5개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북한이 역도에 이어 기대를 걸고 있는 레슬링에는 5명의 선수가 출전하기 때문에 메달획득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번 대회 레슬링 여자 자유형 55㎏의 한금옥, 63㎏급의 최은경, 남자 그레코로만형 55㎏급의 윤원철, 자유형 55㎏급의 양경일, 60㎏급의 리종명 등 다섯 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다. 추가 금메달을 따내면 북한은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게 된다.

이와 함께 각국의 경제수준과 선수단 규모를 고려할 때 북한의 메달순위가 1위라는 분석이 나와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가디언은 런던 왕립통계협회,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통계학자 4명 등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분석을 도출했다. 30일 기준으로 북한은 GDP와 선수단 규모 기준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북한이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다. 김정은은 권좌에 오르면서 스포츠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실어왔다. 김정일 사망 이후 지난 1월 1일 북한이 밝힌 ‘2012년 신년공동사설’에서 북측은 “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체육을 생활화, 습성화함으로써 부풀어오른 체육열기를 더욱 고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평소 스포츠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김정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어린 시절 김정은은 옷에다가 NBA 선수의 등번호를 붙이고 다닐 정도로 ‘농구광’이었고 그만큼 운동을 좋아했다.

그러나 단순히 ‘김정은이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에 올림픽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사고라 할 것이다. 오늘날 스포츠는 곧 ‘외교’다. 자국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실효적인 수단인 셈이다. 올림픽을 통한 홍보 의지는 개발도상국이 가장 강렬하며 선진국으로 갈수록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진다. 지금 북한은 강성대국을 이루기 위해서 자국의 홍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정은과 북한 정권은 이를 이루기 위해 스포츠 육성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일부분이나마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지금,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북한 사회 곳곳에서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분명 김정일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를 우리 정부는 감지해야 한다. 북한은 확실히 변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다시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분명 5.24 조치가 필요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변했다면 거기에 맞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언제까지 원칙만 고수하고 있을 것인가. ‘변화’에 맞는 ‘변화’를 꾀하는 것, 그게 곧 통일의 문을 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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