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번복과 잘못된 판정, 경기 운행의 미숙함 등으로 오심올림픽으로 불리고 있는 2012 런던올림픽이 연일 화제다. 수영 400m 경기에서 박태환의 부정출발 오판이 그렇고, 유도 조준호의 판정 번복이 그렇다. 또한 아직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는 여자 펜싱 4강전에서 빚어진 신아람 선수의 오심 사건은 심판의 오심 외에도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선수단을 이끄는 운영진들의 서툴고 매끄럽지 못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아람 선수 사건과 같은 경우, 대한체육회의 어설픈 대응이 외려 신 선수를 두 번 울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스포츠 외교의 낙후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핀잔을 듣기에도 충분했다.

신 선수의 ‘멈춰버린 1초’는 일이 벌어졌을 당시 그 자리에서 강력하게 항의했어야 할 문제다. 억울함에 한참 동안을 자리에 앉아 울던 신 선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오심을 염두에 두고, 오심 발생 시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항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어야 했다.

스포츠라는 것이 현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 상황을 번복할 수 있는 상황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억울함에 울고 있는 신 선수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동메달 결정전에 나가도록 강요한 행위는 이미 오심 판정에 손을 들었다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후 신 선수의 뜻과는 상관없이 특별 메달을 주겠다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가 하면, 뒤늦게 공동 은메달을 추진하겠다는 등의 말만 앞세운 처사는 국내외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체육회의 이와 같은 대응이 국제 사회의 눈에는 ‘억울하니 어떻게 해서든 공동 은메달을 달라’는 식의 어리광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다고 하니, 이제 남은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더 이상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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