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국회·공천헌금 등 민감한 현안 산적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국회에서 민생이 사라졌다. 대선 정국이 무르익으면서 민생보다는 정쟁이 주요 이슈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도 정치현안으로 채워지고 있다. 민생현안은 묻히는 형국이다.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민생문제로 국회에서 열심히 일해봤으면 좋겠다”는 하소연까지 나오고 있다.

민생현안이 뒷전으로 밀린 것은 민감한 정치 사안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우선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검찰 소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원내대표는 ‘방탄국회’ 논란 속에 검찰에 자진 출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이 박 원내대표의 재소환에 나설 수 있어 방탄국회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언제든 다시 정국을 꼬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파문은 정국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일부 친박계 인사가 4.11 총선에서 돈 공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기 때문. 수습에 나선 새누리당은 한동안 이 문제에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이석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추진, 북한인권법 제정 등 여야 간 이념 논쟁을 촉발할 수 있는 논쟁거리도 있다.

이 밖에도 내곡동 사저부지 특검,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언론 파업 관련 청문회 등 휘발성이 큰 사안들이 널려 있다. 개별 사안 하나하나에 여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힌다. 여야가 8월 국회에서 이 같은 민감한 사안에 매몰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경선도 복병이다. 새누리당은 2012년 런던올림픽 도중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정국의 눈길이 다시 경선에 쏠릴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올림픽이 끝난 뒤 경선을 재개한다. 사실상 대선 승리를 향한 무한경쟁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금융 위기와 민생경제, 실업률, 대학등록금, 영유아 보육 재원 문제 등 서민과 밀접한 이슈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새누리당 초선인 이우현 의원은 “정치적인 것보다 민생을 위해 국회에서 열심히 일만 했으면 좋겠는데, 초선들 입장에선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털어버릴 건 빨리 털고 민생현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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