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이 4일 영국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에서 단체전 결승전에서 루마니아를 물리치고 승리, 환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나라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 ‘대형사고’를 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펜싱 종목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전날까지 금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딴 데 이어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4일 새벽(한국시간) 금메달 1개를 추가했다. 이 금메달은 한국의 올림픽 출전 사상 100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이날 영국 런던 엑셀 제1 사우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2 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0·서울메트로), 김정환(29·국민체육진흥공단), 오은석(29·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루마니아를 45-26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김정환이 가장 먼저 피스트에 올라와 라레스 드미트레스쿠를 5-2로 이겨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어 원우영과 구본길이 티베리우 돌니체아누와 플로린 잘로미르를 맞아 리드를 유지하며 15-10으로 앞서 나갔다. 다시 출전한 김정환은 잠시 돌니체아누에게 연이어 공격을 허용하며 17-16까지 쫓겼으나 다시 페이스를 찾아 3점을 연달아 따내고 20-16을 만들었다. 다시 구본길은 특유의 빠른 스텝을 이용해 25-18로 격차를 벌려 나갔다. 탄력을 받은 원우영도 잘로미르를 몰아붙이며 30-20, 10점차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구본길이 다시 나와 마지막 5점을 보탰고, 국제경험이 풍부한 오은석이 마무리에 나섰다. 마지막 주자로 나온 원우영이 5점을 더하면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날까지 한국 펜싱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해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김용율(49) 대표팀 총감독은 “다른 나라 선수·임원들이 다들 우리보고 미쳤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금메달 1개를 목표로 런던에 왔는데 이 정도 성적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009년 여자 사브르 전담 코치이자 대표팀 총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2개 중 7개를 휩쓸어 종합 1위를 달성하는 등 한국 펜싱을 전성기로 이끌었다.

한국 펜싱팀은 지금까지 출전한 7개 종목 중 남자 사브르 개인전을 제외한 6개 종목에서 4강에 진출해 출전국 중 가장 고른 성적을 냈다.

당초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하는 남현희(31·성남시청)에게 금메달 1개를 기대했으나 남현희는 지난달 29일 아깝게 메달 획득에 실패하고 말았다. 또 여자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신아람(26·계룡시청)이 런던올림픽 최악의 오심을 당하면서 펜싱 선수단의 분위기는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한국 펜싱은 지난 1일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한 최병철(31·화성시청)이 동메달을 획득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일에는 남자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정진선(28·화성시청)이 동메달을, ‘미녀 검객’ 김지연(24·익산시청)이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3일에는 남현희(31·성남시청), 정길옥(32·강원도청), 전희숙(28·서울시청), 오하나(27·성남시청)로 구성된 여자 플뢰레 단체팀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러한 한국 펜싱의 상승세는 남자 사브르 단체팀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펜싱에서 한국은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 중 펜싱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딴 국가는 한국과 이탈리아뿐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