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문화재 제485호인 안중식의 ‘백악춘효’ 여름본(왼쪽)과 가을본(오른쪽).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조선실 교체展
백악춘효 夏秋본 동시 선봬… 정조어찰 등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나라 조선의 문화와 생활풍습은 현재와 가장 가까운 문화다. 조선시대 출토 유물과 유적은 당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10년 개설한 상설전시관인 조선실은 전시품을 주기적으로 교체 전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조선실의 4실과 5실이 새롭게 교체, 조선후기 전시품 26건 57점을 지난달 31일부터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조선실 교체 전시는 무더운 여름,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시원한 박물관에서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문화 양상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다.

근대 회화를 보여주는 코너에서는 안중식의 백악춘효 여름본과 가을본이 처음으로 동시에 공개해 나란히 두 작품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이 두 작품은 올해 등록문화재 제485호로 지정돼 그 의미가 자못 크다.

또한 휴대용 해시계 앙부일구(보물 제852호) 등 중인계층 관련 전시품과 외규장각 의궤 등이 교체 전시됐다.

특히 이번 전시품 중에는 정조의 ‘화성친행반차도’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화성친행반차도는 박물관이 소장한 화성능행의 중요 장면을 담은 8폭 병풍과는 달리 ‘원행을묘정리의궤’와 관련된 반차도로, 행렬 장면을 긴 화폭에 이어 그린 것이다.

또한 지난 2009년 공개돼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정조어찰’도 공개됐다. 전시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해석문을 달아 정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 더불어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지명도 해석문과 함께 소개해 관람객들이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간 아버지 영조의 마음을 직접 읽어볼 수 있게 했다.

이번 전시 중에는 조선후기 중인계층과 관련된 주제를 묶은 코너도 눈에 띈다. 조선시대 중인계층은 지금으로 말하면 의사, 법관, 회계사, 천문학자 등이다.

이 전시 코너에서는 침구, 서적, 침(鍼, 의료용품), 풍수가용 나침반, 앙부일구, 윤도(輪圖, 수레 그림), 외국어 학습교재인 ‘첩해신어(일본어)’와 ‘박통사신석언해(중국어)’ 등이 전시돼 조선후기 중인계층의 여러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눈 덮인 산속에 매화가 가득하게 피어난 ‘매화초옥도’를 통해 중인계층의 독특한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프랑스로부터 1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도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일부가 공개된다.

현재 광주, 대구 등에서 순회전을 개최하고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별도로 외규장각 의궤 상설전시 코너가 마련돼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마다 4점씩 교체하고 있다.

이번에는 4번째 정기교체다. 이번에 소개되는 것 중에 ‘사도세자빈궁혼궁도감의궤’는 사도세자의 죽음 뒤 세자의 빈궁(상여가 나갈 때까지 세자의 관을 두던 곳)과 혼궁(장례 뒤 무던 조성 전까지 신위를 모시던 곳)의 설치와 운영을 기록한 책으로, 사도제사의 장례를 서둘러 마무리 하고자 했던 당시 집권층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조선실 관람료는 무료이며,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평일 내내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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