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부인 리설주와 팔짱을 낀 채 언론에 노출되는 것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원하지 않았던 행동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일(현지시각)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에 사망한 김 위원장은 남녀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행동은 ‘우리식’이 아니라며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대학 출신의 한 탈북 여성은 “지난 2000년 초 북한 대학들에 김 위원장의 방침이 전달됐다”면서 “남녀가 팔짱을 끼고 걷는 행동은 우리식이 아니기 때문에 금지한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RFA에 밝혔다.
이 탈북자는 “일부 청년들이 머리를 길게 기르고, 여성들이 생머리를 하고 다니는 것도 우리식이 아니라면서 통제대상이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2003년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노동당 중앙위 간부들에게 외국 풍을 없애고 우리식(북한식)을 살리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동원해 거리와 골목에서 팔짱을 끼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단속했던 것.

이와 관련, 이 탈북 여성은 “김정은 제1비서가 부인과 팔짱을 낀 것은 사실상 아버지의 의사를 거역하고, 북한 여성들에게 이 같은 행동을 허락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 D.C. 지역에 사는 탈북 여성 한모 씨도 “지난 달 7일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을 시작으로 총 6번 김정은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부인 리설주의 모습을 북한 여성들이 현대풍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 씨는 “그동안 여성들에게 치마저고리만을 입도록 요구했던 아버지의 보수적인 틀이 아들 대에는 스스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 탈북 여성은 “거리에 나가면 규찰대들이 치마저고리를 입지 않았다고 따라오면서 통제하곤 했는데, 김정은 시대에는 북한당국이 여성들의 복장 통제를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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