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3년 내 국내 금융시장의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2년 제2차 시스테믹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금융전문가들이 1년 이내에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32.4%인 반면 1~3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2.7%에 달했다. 이는 한은이 7월 중 63개 금융기관의 실무 전문가 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시스템적 리스크란 금융시스템의 전부 또는 일부 장애로 금융기능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하면서 실물경제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응답자 중 중기에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 참여자는 은행, 비은행 종사자가 각각 50%, 70.6%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단기에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금융시장 종사자로 40%로 집계됐다.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채무 위기 심화(91.9%)를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위험으로 지목했다. 이어 ‘가계부채 문제 심화(89.2%)’ ‘부동산시장 침체(73.0%)’ ‘중국경제 경착륙(64.9%)’ ‘미국경기회복 지연(37.8%)’ 등을 꼽았다.

특히 지난 1월 조사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던 ‘부동산시장 침체’와 ‘미국 경기회복 지연’이 새롭게 포함됐고 당시 주요 리스크로 꼽혔던 ‘정치·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은 제외됐다.

한은은 “외환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유럽 국가채무위기 심화와 같은 단기 리스크는 감내 능력이 충분하다고 인식하는 반면 가계부채 문제 등 중·단기 리스크는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발생 확률도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3년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39.2%가 ‘높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16.2%로 대내외 여건 악화에도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한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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