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때 기둥 뒤서 남편 참배모습 지켜봐"

(서울=연합뉴스) 최근 북한이 전격 공개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지난해 12월에도 김 1위원장과 함께 공식행사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내부사정에 밝은 한 대북소식통은 31일 "작년 12월28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김정일 발인행사에 리설주로 추정되는 여성이 김정은과 함께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2월28일 밤 11시께 방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녹화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영결식에 앞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부친의 시신에 참배하는 김 1위원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한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여성은 김 위원장 발인행사 직전 김 1위원장과 김 1위원장의 고모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 김 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등과 함께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20대로 추정된 이 여성은 세련된 헤어스타일에 김경희, 김여정과 똑같은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시신에 참배한 김경희, 김여정과는 달리 이 여성은 두 손을 앞으로 모아쥐고 기둥 뒤에 반쯤 숨어 김 위원장의 시신에 머리 숙여 참배하는 김 1위원장의 모습을 한동안 지켜봤다.

대북소식통은 "영상에 나타난 여성은 얼굴 윤곽이나 머리 모양 등이 은하수관현악단 무대에서 노래하던 리설주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영결식 당시 이 영상을 본 북한 전문가들도 이 여성이 김 1위원장의 부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이들은 해당 영상에서 이 여성이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홀로 들어서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여정의 앞을 아무 거리낌 없이 지나가는 장면 등을 근거로 들었다. 영상에서 장성택은 이 여성이 자기 앞을 지나갈 수 있도록 잠깐 걸음을 멈추고 길을 비켜주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2인자'로 꼽히는 장성택과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을 어려워하지 않고 그 앞을 자연스럽게 지나다니는 것은 김 1위원장의 부인이 아니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영결식에 등장한 이 여성이 리설주인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5일 김 1위원장 부부가 참석한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 소식을 전하면서 김 1위원장의 부인이 리설주라고 처음으로 밝혔다.

이에 앞서 7일 조선중앙TV는 김 1위원장이 그 전날 새로 창단한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을 관람한 영상을 내보면서 김 1위원장의 바로 오른편에 앉은 리설주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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