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

‘모바일 상생 생태계’ 만들어
사람·콘텐츠·서비스 연결하는
‘커넥터’역할 하게 될 것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보이스톡 논란 등으로 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카카오. 아직 3살이 채 안 됐다. 한 번에 급성장하긴 했지만, 아직도 자라야 할 모바일 서비스 업계의 ‘청년’이다. 청년 카카오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25일 통신업계뿐 아니라 정치계까지 들썩거리게 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대표얼굴 이석우 공동대표이사를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로비부터 노랗게 물들인 건물 2층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자 노란 후드티를 입은 이 대표가 특유의 밝은 미소를 띠며 들어온다.

우선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은 ‘보이스톡’ 논란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보이스톡, 아직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어떻게 풀어가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나.

“결국 태생적으로 이동통신사와 모바일 사업자는 공생관계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요금제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통신사는 저가요금제 사용자의 보이스톡 사용을 제한한다. 문제는 이 제한의 방법이다. 완전한 차단이 아니라 ‘품질 저하’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게 문제다. 이 상태로 보이스톡을 사용한다면 요금은 요금대로 나가면서 사용자에게는 안 좋은 경험만 주게 된다. 소비자는 그동안 이런 사실을 잘 몰랐다. 그래서 이슈 제기를 했던 것이다. 소비자보호 차원에서라도 이통사들의 이런 제한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이것부터 해결한 후 요금은 어떻게 할지 등을 장기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통신사업자들 사이에서 보이스톡은 음성 수익을 갉아먹는 존재로 여겨진다. 또 무임승차해 서비스하는 ‘무료통화’라고 말한다.

“절대 ‘무료통화’가 아니다. 카카오가 이미 매년 충분한 회선 사용료를 내고 있고, 소비자도 이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 요금이 부과된다. 아직도 무료통화라고 말하는 게 제일 속상하다. 또한 보이스톡은 이통사의 음성통화 서비스를 대체할 수 없다. ‘보완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국내 모바일 벤처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처사다. 또 애플이나 구글 등 동일한 서비스하는 외국 업체에는 망 이용대가를 받아낼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는 결국 국외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계속해 보이스톡에 망사용 대가를 요구하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

—벌써 카카오톡 하루 평균 메시지 전송수가 30억 건을 돌파했다. 또 카카오스토리, 이모티콘 등 내놓는 서비스들이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성공 비결은.

“사용자와의 끊임없는 피드백이 비결이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스토리(스토리)다. 서비스 시작 8일 만에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한 스토리는 우리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패턴과 요청을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있는 사진을 클릭하는 건수가 하루 평균 1억 7000만 건에 달했다. 심지어 어떤 사용자는 하루에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80번을 바꾸는 사람도 있었다. 프로필 사진을 많이 올리게 해달라는 건의도 많았다. 여기에 뭔가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사용자 데이터 분석과 피드백을 거쳐 ‘카카오스토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사용자들에게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6만 건의 제안이 접수됐고 80만 명의 투표를 통해 100가지를 선정 ‘100대 기능성 제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보이스톡 서비스도 이 중 하나일 뿐이다. 이처럼 ‘빠르게 소비자의 성향과 니즈를 파악해 반영하는 이 사이클’이 모바일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수익도 함께 생각해야 할 텐데 앞으로 나올 서비스는.

“수익모델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30일에 게임센터(가칭) 서비스도 시작한다. 다양한 게임을 소개하는 중개소 같은 역할이다. 탑재되는 종류는 소셜게임 형태가 많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무료로 제공되고 사용자들이 게임을 하다 구매하는 유료 아이템에서 이익을 얻어가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위메이드와도 손을 잡았다. 이외에 카카오톡을 이용해 쇼핑하는 등 생활 패턴을 바꿔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가. 카카오의 청사진을 그려 달라.

“커넥터다.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여러 가지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텍스트 메시지만 전송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런 다양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찾아서 연결해 줄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로 가게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카카오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생 모바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 안에 가둬놓겠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트래픽을 이용해 다른 사업자들이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카카오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어 김범수 의장이 같이 일하자는 제안도 받아들이게 됐다. 계획대로 이 업계가 잘 성장하면 NHN, 넥슨보다 더 큰 기업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모바일 서비스 사업자 지원 정책이라든지, 벤처기업에 적용되는 병영특례를 모바일 서비스 업체로도 확산해 인재들이 투입될 수 있게 정부도 도와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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