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런던올림픽 양궁장인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시상식을 마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미국에 발목 잡혀 안타깝게 4연패 불발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런던올림픽 남자양궁 대표팀이 비록 4연패에는 실패했으나,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3-4위전에서 멕시코를 224-219로 이기고 한국선수단에 동메달을 추가했다.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진종오에 이어 대회 두 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선 한국남자 양궁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미국의 벽에 막혀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8강전 우크라이나를 만난 한국은 김법민 임동현 오진혁 순으로 사대에 올라 시위를 당겼다. 2엔드까지 9점대 이상을 쏘며 113점을 기록, 우크라이나와의 점수 차를 7점까지 벌렸다.

이후 3엔드에서 연달아 세 발을 10점에 꽂으며 기세를 몰아 227점을 기록하며 준결승행을 결정지었다. 8강에서의 한국 기록은 4년 전인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이 세운 올림픽 기록과 타이기록이다.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임동현 김법민 오진혁 순서로 나서 3엔드까지 미국과 엎치락뒤치락하며 경합을 벌였으나 4엔드에서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결국 역전에 실패했다.

3엔드를 164-165로 1점 뒤진 채 마친 한국은 먼저 쏘기 때문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4엔드 첫 3발을 모두 9점에 맞추는 사이 미국은 2발이나 10점을 쏘면서 점수를 3점으로 더 벌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마지막 남은 3발 모두 10점을 쏴야 그나마 연장을 기대할 수 있는 희박한 상황에서 한국은 임동현만 10점을 쏘는 데 그치면서 결국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마지막 3발 모두 10점을 쏘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멕시코와 3ㆍ4위전에서 임동현 김법민 오진혁 순서를 그대로 유지한 채 경기에 나섰다. 멕시코는 1엔드에서 5점을 쏘는 실수로 주도권을 한국에 내줬다. 우리나라는 2엔드를 마친 상황에서 7점이나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멕시코는 조금씩 따라붙어 4엔드 3발을 남기고는 4점차까지 좁혔다. 멕시코는 10점짜리를 우리보다 1개 더 많은 12개 쏘았지만, 초반 실수의 부진 탓에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국 남자대표팀의 허리인 임동현은 단체전 동메달에 그치면서 단체전 3연패의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쳤다. 그는 지난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남자 단체전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단체전 3연패의 기록은 불발됐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양궁 역대 최다 금메달에 도전할 기회가 남은 상황이다.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되면 양궁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편 한국인 석동은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을 상대로 219-218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올림픽 양궁 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18-209의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마지막 한발을 10점에 명중시키며 1점차의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다.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은 이기식 감독을 영입해 야심차게 금메달 사냥에 나섰으나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 이후 16년 만의 정상 도전이었다.

이기식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호주대표팀을 맡아 남자 개인전 우승을 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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