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가 29일(한국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펜싱 플뢰레 준결승 이탈리아 디 프란세스카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11로 패한 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연합뉴스)

준결승 뼈아픈 역전패… 3-4위전에선 종료 1초 남기고 통한의 동점 허용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여자 펜싱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했던 남현희(31, 성남시청)가 두 차례나 뼈아픈 역전패를 헌납하며 다잡은 메달을 놓쳐 눈물을 삼켜야 했다.

남현희는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체육관에서 치러진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3․4위전에서 ‘라이벌’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에게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1점차로 앞서다가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통한의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패하고 말았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전에 두고 베잘리에게 역전패를 당한 악몽이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선수단의 순조로운 ‘10-10’ 목표달성을 위해 금빛 사냥에 나선 남현희는 16강전부터 힘든 상대를 만났다.

헝가리의 아이다 모하메드를 맞아 손에 땀을 쥐는 연장 승부 끝에 8-7로 힘겹게 승리하고 8강에 올라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남현희는 일본의 이케하타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이케하타는 16강에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폴란드의 그루찰라를 이기고 이변을 일으키며 8강에 올라왔으나 남현희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남현희는 이케하타를 상대로 초반 연속 5점을 내면서 여유 있게 앞섰고, 15-6으로 가볍게 이겼다.

8강전을 여유 있게 마치고 준결승에 오른 남현희는 힘을 비축한 덕분에 결승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준결승 상대자는 엘리사 디 프란세스카(이탈리아)였다. 3회전까지 5-5로 팽팽하던 상황에서 남현희는 특유의 적극적인 공격으로 4점을 연속 얻어내 9-5로 앞섰다.

남은 시간은 약 1분. 이 시간만 잘 견뎌낸다면 손쉽게 결승 진출이 예상되는 듯했으나 남현희는 프란세스카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더니 결국 종료 몇 초를 안 남기고 동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더구나 심판판정까지 남현희의 공격성공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흔들리게 했다.

1분간 1점만 먼저 따내면 이기는 서든데스 방식으로 펼쳐진 연장전에서 남현희는 아쉽게 점수를 빼앗겨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4점차의 여유 있는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3․4전으로 밀려 동메달을 노리던 남현희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4년 전 베이징 결승에서 맞붙어 패배를 안긴 세계랭킹 1위 베잘리였다. 남현희에겐 설욕의 기회였다. 초반 팽팽한 승부를 가져가던 남현희는 3회전 1분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해 12-8로 4점차로 앞서 승리를 예상케 했다.

하지만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남현희는 회심의 공격이 심판에게 인정되지 않은 탓에 흔들렸고, 종료 1초를 남기고는 통한의 동점을 허용해 연장전에 들어가야만 했다. 연장전에서 종료 13초를 남기고 공격을 시도하다 반격을 당해 점수를 빼앗겨 결국 두 경기 연속 뒷심 부족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준결승전부터 침착하게 점수차를 잘 지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남현희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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