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판정 번복으로 극적 결선행… 쑨양에 이어 2위로 골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마린보이’ 박태환(23, SK텔레콤)이 ‘실격소동’을 겪는 우여곡절 속에서 수영 남자 자유형 400ｍ 은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ｍ 결선에서 3분42초06의 기록으로 1위 쑨양(3분40초14)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당초 박태환은 예선에서 3분46초68로 3조 1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냈으나 출발 직전 상체를 움직였다는 이유로 실격을 당하는 일을 겪었다.
이에 한국선수단과 한국수영연맹은 마이클 볼 코치와 함께 국제수영연맹(FINA)에 이의신청과 함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결국 FINA는 경기가 끝난 4시간여 만에 박태환의 출발이 문제가 없었다는 최종판정을 내렸고, 박태환은 기적적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FINA가 실격 판정을 번복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어렵사리 결선에 오른 박태환은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갔다. 시작부터 300m를 돌때까지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50m를 턴할 때는 세계신기록보다 앞서며 기록 경신에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태환은 350m 지점을 지날 때 쑨양에게 역전을 허용하더니 결국 격차가 더 벌어져 아쉽게 올림픽 2연패가 무산됐다.
박태환은 실격판정의 소동 때문이었는지 평소답지 않게 비장의 카드였던 돌핀킥을 이용한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막판에는 특유의 장기인 스퍼트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쑨양이 50m를 남기고 무서운 막판 스퍼트로 박태환과 격차를 벌렸다.
편한 마음으로 결승을 차분하게 기다려야 될 박태환이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다소 애를 먹지 않았느냐는 분석이다.
비록 아쉽게 쑨양에게 뒤져 금메달은 놓쳤지만, 박태환은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해 한국 수영의 역사를 다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