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5천만원 수수…"덮고 가지 않겠다"

(서울=연합뉴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6일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7억5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을 구속기소했다.

이로써 이 전 의원은 현직 대통령의 친형으로는 사상 처음 구속상태에서 재판에 회부됐다.

합수단은 이 전 의원이 받은 돈이 대선자금으로 유입됐는지를 포함해 이 돈의 사용처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0월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국회 부의장이던 이 전 의원은 부의장실에서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임 회장을 만났고, 임 회장이 사전에 정 의원에게 `3억원을 전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이 전 의원은 얘기를 듣고 정 의원에게 돈을 받아오라 지시했고, 정 의원은 국회 주차장에서 3억원을 받아 차 트렁크에 실었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또 2007년 12월 중순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그는 돈을 받으면서 미래저축은행 경영과 관련한 청탁을 함께 받았다.

이밖에 이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자신이 계열사 사장으로 재직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의원실 운영경비 명목으로 매달 250만~300만원씩 모두 1억5천75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임 회장과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에는 정치자금법 위반을, 김 회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가법상 알선수재를 적용됐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특가법상 알선수재 모두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받은 금품이 대선자금으로 사용됐는지를 포함해 이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금품수수 시점이 17대 대선 직전에 집중된 점에 비춰 대선자금 유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정 의원과 함께 임 회장으로부터 받은 3억원이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유세단장이던 권오을(56)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의혹과 관련, 세 사람의 진술이 각기 엇갈림에 따라 계좌추적 등을 통해 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우리는 저축은행 관련 수사를 했고, 거기서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라며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덮고 가지 않고 나오는 부분을 파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국회 7월 임시회기가 끝나는 다음 달초 정두언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

합수단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1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민주통합당 박지원(70) 원내대표에게 27일 오전 출석하라고 세 번째 통보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1,2차 통보 때와 마찬가지로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검찰은 곧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구인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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