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건조 가능”… 핵 추진 선박 개발능력 ‘과시’

[천지일보=김민지 기자] 이란 원자력 기구 대표는 이란군의 핵잠수함 개발 발표에 따른 서방의 우려가 계속되자 “당분간 핵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이 없다”고 22일(현지시각) 밝혔다.

페레이둔 압바시 다바니 대표는 이날 “지금은 이 지역에서 핵잠수함을 만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통신 ISNA가 보도했다.

그러나 다바니 대표는 “이란은 원자력 추진 선박을 건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정부가 핵잠수함 건조를 결정한다면 관련 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바니 대표는 “원자력 추진 선박의 경우 우라늄을 20% 이상으로 농축할 필요가 없다”며 “농축 정도가 3.5~5%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 수준이 여기에서 더 높아지면 핵무기급 농축우라늄도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이란 의회는 지난 15일 핵 추진 상선을 설계하고 상선의 원료로 핵 물질을 공급하도록 한 법안을 승인했다. 이는 이란이 평화적 목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상징적 행위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서방 측 전문가들은 이란이 원자력 추진 선박 개발을 핑계로 핵무기급인 90%의 농축우라늄 생산을 합리화하는 의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특히 핵잠수함은 핵탄두의 기폭제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제된 고농축우라늄으로만 가동할 수 있어 우려는 더 커졌다. 현재 일부 국가들은 서방 측의 제재에 동참해 이란 선박에 대한 급유를 거부하고 있다.

다비니 대표는 이날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핵 추진 잠수함은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며 선박용 원자로를 만들게 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비니 대표는 테헤란의 의료 연구용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해 20% 농축우라늄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의료 연구용 원자로에서 암 환자 치료를 위한 동위원소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서방은 이 역시 고농축우라늄 비축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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