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 관심과 재원, 마약조직 소탕으로 이동”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중남미에서 아프리카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현재 아프리카 가나에서 마약전담 경찰을 교육하고 있으며 조만간 나이지리아와 케냐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 범위를 아프리카로 넓힌 이유는 중남미의 대규모 마약조직들이 유럽으로 코카인을 밀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와 스페인을 활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아프리카로 옮겨간 데 있다. 그만큼 미국과 현지 정부의 합동단속이 강화되자 공격력이 약한 아프리카로 조직망을 이동한 것이다.

이 때문에 치안불안이 가중되고 해당 지역 정부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더욱 심해지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미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마약 소탕에 적극 나선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집중됐던 미국의 관심과 재원이 마약조직 소탕으로 이동하고 있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미 마약단속국(DEA) 제프리 브리든 유럽ㆍ아시아ㆍ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우리는 아프리카를 대 테러와 마약 문제에서 새로운 전선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전개되는 마약과의 전쟁은 중남미 지역과 비교하면 3년가량 늦은 편이며, DEA의 특수요원들이 아직 현지에 파견도 되지 않은 상태다.

아프리카에 서방 마약전담팀이 직접 활동하게 될 경우 역사적 이유 등으로 미국보다는 유럽 국가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미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월부터 온두라스에서 특수부대를 동원한 대대적인 마약범죄 단속에 나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윌리엄 브라운필드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5월 가나와 라이베리아를 방문해, 아프리카 15개 나라에서 멕시코와 중미에서의 마약조직 척결 활동과 유사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아프리카합동안보구상을 최종 조율하기도 했다.

브라운필드 차관보는 “아프리카 각국이 자체적인 마약단속 조직을 만들고 정보공유 등을 통해 상호 협조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마약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남미와 달라 이 같은 접근법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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