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가는 재치만점 광고에 지갑 열려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깊은 불황으로 유통업계가 몸살을 앓는 요즘, 소비자의 웃음을 터트리는 재밌는 광고가 인기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공감할 만한 상황 설정.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만한 일을 등장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동시에 각 제품의 특징을 잘 부각시켜 매출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 오리온 펌프껌 광고. 운전 중 정면응시를 하기 위해 껌도 씹지 않는 암만바 씨가 등장한다. (광고 화면 캡처)

오리온의 ‘펌프껌’ 광고는 ‘암만바 씨’가 등장, 어릴 때부터 절대 한눈팔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눈을 과하다 싶게 동그랗게 부릅뜬 암만바 씨는 성인이 되어 운전을 할 때도 한눈팔지 않고 안전운전을 하기 위해 껌조차 씹을 수 없었다는 컨셉이다.

이런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펌프껌. 뚜껑을 열 필요 없이 손을 뻗어 껌 통을 들었다 놓기만 하면 껌이 튀어나오는 편리함을 극대화시켜 보여준 CF다. 네티즌들은 이 광고를 블로그에 포스팅하며 유머러스한 광고 내용을 칭찬하고 있다.

오리온 홍보팀 관계자는 “TV·라디오 모든 마케팅의 초점을 ‘대한민국 1800만 운전자’에 맞춘 결과, 광고 이전보다 매출이 3배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실제 홈플러스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던 펌프껌(애플민트) 판매량은 CF가 방영된 지난 5월에 전달대비 81%가량 늘었다. 이어 6월에는 전달보다 판매량이 75%나 급증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유업 ‘구트’는 전형적인 직장인 남성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축 처진 어깨와 어쩐지 시커멓게 지쳐 보이는 얼굴이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친 우리네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오면서도 짠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광고를 본 시민 권택원(남, 32, 서울 성동구 성수동) 씨는 “재밌다”면서도 “나와 직장동료들의 평소 모습을 보는 듯하다”고 공감을 표했다.

구트는 이처럼 생활에 지친 30~40대를 위한 건강발효유다. 잦은 술자리,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상한 몸을 위해 ‘위 편한 구트’와 ‘간 편한 구트’ 2가지로 출시됐다.

▲ 매일유업 기능성 발효유 구트. 생활에 지친 직장인의 모습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매일유업 제공)
구트의 광고 컨셉은 ‘속 편한 삶’이다. 위와 간에 좋은 성분들을 한 병에 담은 기능성 제품이기 때문. 광고 카툰은 웹툰 작가 양영순이 맡아 ‘이등병’ ‘카트’ ‘회식’ ‘월급님’ 등 4가지 주제로 재밌게 그려냈다.

롯데칠성 ‘핫식스’는 올해 유통계의 돌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음료’ 카테고리를 이끌고 있는 제품으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핫식스 광고는 ‘청춘차렷’이라는 카피를 내걸었다. 각성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중력이 필요한 대학 시험기간에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편의점 CU(옛 훼미리마트)에 따르면 대학가 154개 점포에서 에너지음료 매출은 시험기간인 6월에 큰 폭으로 뛰었다. 6월 한 달간 매출이 전년대비 1315% 성장이라는 폭발적인 수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특히 핫식스는 경쟁제품 레드불의 2배가 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카페인 함량이 높아 다량 섭취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핫식스 매출은 올 1월에 비해 7월 중순 현재 376%나 증가한 상태다.

이처럼 대학생 및 젊은 층의 인기가 높다보니 핫식스 광고는 젊은이들이 피곤하고 ‘멘붕(정신적 충격)’ 상태인 상황을 설정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힘들게 작업한 과제 파일을 저장하면서 ‘아니요’를 눌러 모든 결과물을 날리는 ‘동아리편’, 돈 대신 핸드폰을 버스 요금함에 흘려 넣는 ‘버스편’, 비몽사몽간에 정신없이 일하다가 립밤 대신 딱풀을 입술에 칠하는 ‘딱풀편’ 등이 유튜브에서도 조회수 10만 건을 훌쩍 넘기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왼쪽부터) 오리온 펌프껌, 롯데칠성 핫식스, 매일유업 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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