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KT의‘LTE HD보이스 전국 시범서비스’기자간담회에서 표현명 사장이 와이브로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방통위 “하기 싫으면, 주파수 반납해”
KT “서비스 중단사태는 없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KT의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설’ 의혹이 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하기 싫으면 주파수를 반납하라”는 발언으로 일단락됐다. 이 위원장의 발언에 KT가 바로 ‘종료는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 하지만 업계 한편에서는 국가의 ICT산업 발전을 위해 와이브로 정책에 대한 방통위의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표현명 KT 사장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지난 17일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T의 LTE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표 사장은 와이브로 장비, 단말기 사업자가 사실상 다 철수된 상황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유지하고 싶어도 유지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이어 “세계적인 흐름은 와이브로에서 TD-LTE로 흘러가고 있다”며 “와이브로 활성화는 우리 혼자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글로벌 표준화 추세에 맞춰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사장의 발언 후 KT가 곧 와이브로 사업을 종료하고 TD-LTE로 전환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또한 방통위가 TD-LTE(시분할 롱텀에볼루션)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으로 업계와 소비자가 혼란을 겪자,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20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와이브로 사업을 하기 싫으면 주파수를 반납하면 된다”며 표 사장 주장에 선을 그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와이브로는 고속 데이터 서비스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아직도 와이브로를 구축할 장소는 많다”고 말해 TD-LTE 전환의 의지가 없음을 표명한 것이다.

KT는 이 같은 종료설 확산이 몹시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자간담회 당일도 와이브로 서비스 종식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자 “와이브로 사업을 당장 종료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종료설은 계속 확산, 심지어 방통위원장이 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자 KT도 같은 날 입장자료를 통해 “와이브로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서비스 품질 향상과 사업 활성화를 위해 와이브로 망에 대한 투자를 지속 진행하고 있다”며 “2011년 3월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했으며 오는 10월에는 세종시 상용화를 목표로 신규 와이브로 기지국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내에 영종도, 송도 등 수도권 신도시 지역에 커버리지 확장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지난 17일 기자간담회 때 언급한 와이브로에 대한 내용은 글로벌 표준화 추세를 고려한 통신망의 발전과 서비스 진화를 통해 국민 편익증진 및 관련 사업 생태계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스프린트도 지난해 말 와이브로 사업을 접는 것은 물론, 국내 사용자들은 와이브로를 이용한 휴대전화를 쓰고 싶어도 단말기가 없어 쓸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무조건 기존 정책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실패를 인정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2006년부터 상용화된 와이브로는 6년간 가입자가 100만 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KT가 약 90만 명 수준이며, SKT는 10만 명 정도에 그친다. 이 같은 부진한 성적에 지난해 KT는 와이브로 사업에서 2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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