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대규모 인사발령… “시청자도 ‘무한도전’만 찾는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18일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의 업무복귀와 함께 진행된 대규모 인사발령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체 시사교양 PD 55명 중 21명이 기존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시사·보도 부문에서 파문이 커지는 모양새다.

‘PD수첩’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PD수첩’을 담당하는 PD 10명 중 1명은 정직, 5명은 대기발령을 받았다. MBC는 여기에 7명의 PD를 새로 발령했다.

이에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김재철 사장이 파업이 끝나고 내가 설령 물러나더라도 ‘PD수첩’만큼은 대선 때까지 꼭 무력화시켜놓으라고 지시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비단 PD수첩뿐 아니라 복귀 후 가장 갈등이 예상되는 부서로는 시사교양국과 보도국이 꼽힌다. 노조 파업 중 MBC 측은 ‘PD수첩’을 만들던 시사교양국과 ‘시사매거진 2580’을 만들던 보도제작국을 전격 해체하고 편성제작국 산하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여기에 시사교양국 내 조합원 56명 중 해고 1명, 정직 4명, 대기발령 13명 등 총원의 32%가 징계를 받았다.

과거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은 MBC의 대표적인 시사교양프로그램이었으나 파업 직후부터 현재까지 결방 중이었기 때문에 파업 종료 후의 제작 진행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MBC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사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심층적으로 다뤄야 하는 부분이라서 당분간 방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리고 현재 결방된 방송을 대체하는 프로그램들도 꽤 인기가 있어서 이에 대한 조율도 필요하다. 시청자들도 ‘PD수첩’보다는 ‘무한도전’을 더 찾고 있어 여기에 더 집중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도국 같은 경우에는 시용기자들과의 갈등이 예상된다”며 “시사국에서는 그간 아이템 선정 과정에서 노조원과 간부 사이에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으나 이런 부분에서는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의 노사 갈등에 대해 공정언론시민연대 이동훈 정책실장은 “대선을 앞두고 노사 싸움이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겠지만 MBC를 제외하고도 방송은 많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김 사장은 담화문에서 “‘공영방송 MBC’ 이름에 걸맞게 MBC를 개혁하겠다”며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편향적인 MBC가 아니라 공정한 언론사인 MBC가 되도록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은 19일 특보를 통해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이 MBC에서 떠나가고 있다”며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