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폭력적인 법 집행 받아들일 수 없어”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중국 어선 2척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러시아 경비정에 나포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어민 1명이 실종됐고, 36명이 구금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측은 벌금을 내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영 CCTV 등 중국 언론들은 18일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출항한 중국 어선 2척이 15~16일 사할린섬 서남쪽 해상에서 러시아 경비함에 나포됐다고 보도했다.

16일 나포된 두 어선에는 각각 19명과 17명의 중국 선원이 타고 있었다. 이 어선들은 러시아 경비정의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3시간가량 도주 행각을 벌였다.

러시아 경비정은 도주하는 중국 어선을 향해 경고 포격을 가했다. 하지만 중국 어선은 항로를 수시로 바꾸며 위험한 도주를 하다 러시아 경비정과 부딪히면서 결국 멈춰 섰다. 

이 충돌로 인해 중국 선원 1명이 바다에 빠졌고 러시아 측은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 측은 중국 언론에 선원 모두가 무사하다며 이 보도를 부인했다.

하바롭스크 중국 총영사관은 “자국 어선이 모두 러시아의 EEZ에서 불법조업을 하고 있었다”며 “러시아 측과 협의해 벌금을 내고 사건을 해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나포한 중국 어선의 창고에서 오징어 22톤 등을 발견했다.

중국 어민들은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연안어장이 황폐화하자 한국과 북한, 러시아 해역까지 진출해 불법조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러시아의 단속 태도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14일 사설을 통해 “러시아는 중국 어선에 발포해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 함정이 중국 어선에 포격하는 것은 폭력적인 법 집행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09년에는 러시아 경비함이 동해에서 밀수 혐의가 있는 중국 어선에 직접 발포해 어선이 침몰하고 어민 7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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