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연합뉴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출산을 꺼려하는 풍조가 계속되고 있다. 대학생들은 ‘취업’이나 ‘육아부담’ 등을 문제로 꼽았다. 출산 자체를 기피하는 의견도 많았다.

숙명여자대학교에 다니는 김하나(26, 여, 서울시 강북구 인수동) 씨는 “막상 취업을 앞두고 있다 보니 결혼은 물론 아이 낳는 게 꺼려진다”며 “취업을 하고 나서 결혼을 한다 해도 가사 육아분배, 사교육비 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육아도우미를 부르지 않는 이상 아이를 낳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삼남매로 자란 선혜린(21, 여,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씨는 “예전에는 자식 셋을 낳아 기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현실이 보인다”며 “교육비 등을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니 자식을 기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아이를 늦게 출산하겠다는 목소리도 높다.

고지현(20, 여, 서울시 여의도 여의도동) 씨는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 되도록 아이는 늦게 낳고 싶다”며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해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친구도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출산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초·중·고생에게도 나타났다.

김서연(16, 여,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 양은 “요즘 초·중·고생은 공교육만으로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며 “학원이나 과외 등이 현실적으로 필요한 세상”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은 더욱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며 “그런데 정부는 학생의 고민을 전혀 들어주지 않는다”며 아이를 되도록 낳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젊은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출산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성세대는 개인 삶의 욕구만 충족하려는 젊은이들의 사고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순표(61, 남,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씨는 “요즘에는 아이를 낳지 않기 위해 피임을 하거나, 낙태하는 사람이 많다”며 “결혼을 해 아이를 낳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젊은이들은 성공, 개인 만족 등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국내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게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정현(49, 여,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씨는 “이미 국내에는 각박한 분위기(범죄, 경제적 부담)가 많이 조성된 상태”라며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은 ‘사회가 아이를 잘 보호할 수 있을까, 내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을까’ 등을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젊은이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고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출산율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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