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찬희 과장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양찬희 과장 인터뷰

[천지일보=김명화 기자]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기 어려운 사회구조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고 있어요.”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양찬희 과장은 한국 여성들의 출산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1983년 인구대체 수준인 2.1명에 도달 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2011년은 1.24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1.37명, 독일 1.38명, 스웨덴 1.91명, 프랑스 1.99명으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OECD국가 평균이 1.74명인데 비해 한국의 출산율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과장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사회구조와 가치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양 과장은 “자녀양육비․사교육비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한 점과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 과장은 “장시간의 근로시간과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 등 직장생활 환경이 육아 친화적이지 못하다”면서 “양성평등 의식 부족으로 남성의 양육·가사 참여가 미흡해 모든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이들의 가치관이 변해 직업 활동을 우선으로 두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도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관계기관,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지난 11일을 ‘제1회 인구의 날’로 정해 출산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했다.

“‘인구의 날’ 행사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불균형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민 인식변화와 사회 각계각층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습니다.”

이어 양 과장은 이번 행사가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에 근거해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 첫 번째 행사라고 설명했다.

사실 UN인구의 날도 7월 11일이다. 하지만 이는 이번에 한국에서 정한 인구의 날과는 의미가 다소 다르다. 왜냐하면 UN에서 지정한 ‘세계 인구의 날’은 1987년 7월 11일 세계인구가 50억 명을 넘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생태계 파괴, 식량난, 에너지 자원 고갈, 노령화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 정한 ‘인구의 날’은 급속한 인구 감소로 인해 나타난 저출산 현상이 사회·경제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점을 보완하고자 정부에서 정한 것이다.

양 과장은 낮은 출산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 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 뿐 아니라, 일과 가정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업과 시민단체, 종교계 등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기업의 지원을 강제로 요구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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