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발견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면 이 정도까지 속수무책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때마다 불거지는 목회자 성추행 문제부터 교회 재산 횡령문제 등에 얽힌 돈 문제, 권력다툼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는 더 이상 존경의 대상도, 절망 속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구원의 메신저도 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교회 개신교 성도수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그나마 있는 성도들도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병든 한국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이 믿음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허물과 과오를 묵인하고 회개하지 않는 한국교회의 믿음이 부족한 것인가. 분별력이 있다면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여성도 성추행 혐의를 받고 교회를 떠난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와 같은 경우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 없다. 어떠한 처벌도 없이 다시금 교회를 개척해 교인들을 모으고 있다. 비단 이런 일이 어디 이번 한 번뿐이겠는가. 돈과 권력으로 이권다툼이 잦아 목사와 장로가 멱살을 부여잡는 부끄러운 일이 끊이지 않는 곳이 또한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이다.
모든 교회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말로 한국교회의 현실을 두둔하려거나 부인해서도 안 된다. 자기 허물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 말씀 따라 가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돈과 권력에 상처투성이가 된 교회와 성도, 상처받은 성도가 교회를 떠나 말씀 찾아 가는 것과 상처투성이인 교회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 한국교회는 그토록 사랑한다는 성도가 어떤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