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MBC가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1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전날 MBC의 오후 5시~밤 12시대 평균 시청률은 3.8%로 지상파 방송 3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 시간대에는 시청층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청률을 보면 KBS 1TV가 11.6%로 가장 높았고 SBS 8.4%, KBS 2TV 6.7% 순이었다. MBC의 시청률은 KBS 1TV의 3분의 1이고, SBS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9일 역시 MBC의 오후 시간대 평균 시청률은 3.9%에 그쳤다.

‘시청률 잔혹사’는 뉴스·예능 프로그램을 가릴 것 없이 MBC 방송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일단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1.9%(이하 AGB닐슨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3주째 재방송으로 대체됐다. 이에 시청률이 15%대에서 3%대까지 떨어졌다.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도 지난 9일 3.8%에 그쳤다. 시청률 저하는 광고 수주에 직격탄이 된다. MBC의 올해 5월까지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198억 원 감소했다.

이번 시청률 하락의 표면적인 원인은 김재철 사장과의 갈등에 따른 노조의 장기간 파업이다. 핵심인력이 파업으로 빠지다 보니 졸속 제작 프로그램이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다. MBC는 그간 ‘PD수첩’ 등 시사프로그램에 큰 문제가 있었다. 광우병 파동과 촛불 정국을 불러일으킨 것도 결국엔 PD수첩의 영향 때문이었다. PD수첩은 신천지교회 관련 보도를 할 때에도 짜맞추기식 보도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신천지교회는 이후 검찰로부터 ‘혐의없음’을 받았지만 당시의 보도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신천지 측은 “허위·왜곡 보도로 인해 신천지가 입은 피해는 MBC를 다 팔아도 갚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편파 보도에 따른 MBC의 신뢰성 저하가 계속되면서 급기야 MBC 내부와 외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에 따라 임원 교체 등 여러 가지 개혁이 단행됐다. 그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일어났으며, 결과적으로 대규모 파업이라는 초강수로 이어진 것이다. 말하자면 이 같은 MBC의 추락은 당연히 예고된 귀결이었다.

그럼에도 MBC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 반성을 했다면 자숙하고 공정한 기사를 내보내는 데 주력했겠지만, 언론 저널리즘을 운운하며 끝까지 자기들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금이라도 과오를 돌이켜야 한다. MBC 노사가 모여,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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