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6.25 참전유공자와 함께하는 세대공감 7.9데이(세대공감 7.9데이)’ 행사에서 학생들이 참전용사에게 넥타이와 가방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지유림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밸런타인데이·빼빼로데이 보다 ‘79데이’가 대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보다도 이젠 79데이가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될 겁니다.”

요즘 ‘79데이’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등 대부분 기념일이 남녀 간에 선물을 주고받는 날인데 ‘79데이’는 좀 많이 다르다. 정확히 말하자면 ‘79데이’는 기부를 하는 날이다.

지난 9일 서울 청계광장에선 ‘6.25 참전유공자와 함께하는 세대공감 7.9데이(세대공감 7.9데이)’ 행사가 열렸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주최로 열린 이 행사는 1950년 발발한 6.25전쟁을 역사로만 아는 청소년들이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참전용사들과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아픈 역사를 공감하는 소통의 자리였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총 600여 명의 학생과 유공자 250여 명, 그 외 학부모와 관계자까지 다 합치면 얼핏 봐도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1인당 5천 원 내지 1만 원을 기부해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및 인추협과 함께 그간 약 2천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이 모은 돈으로 학생들은 이날 참전용사에게 넥타이와 가방을 선물했다. 그리고 참전용사들은 학생들에게 6.25 당시 직접 겪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쟁의 참상을 겪은 참전용사에게 들으니, 교과서보다 실감이 났다. 학생들에겐 산교육이나 다름없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79데이’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비단 기부를 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캠페인은 청소년이 중심이 돼 할아버지뻘 되는 참전용사와 훈훈한 감동을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주는 기존의 기부 이미지와는 어쩐지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학생들은 용돈을 아껴 성금 모으기에 동참해 마음을 전달하고, 참전용사는 우리 학생들이 겪지 못한 옛 시절 이야기들을 들려줘 대신 고마움을 전하니 서로가 ‘기부’를 주고받는 것이었다.

‘79데이’의 79가 친구를 의미하듯 이날 학생들과 할아버지뻘 되는 참전용사들은 세대를 넘어 서로의 삶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촛불집회와 데모가 주로 열리는 상징적 장소인 청계광장에서 군악대의 ‘진짜사나이’ 곡이 울려 퍼졌고, 학생들과 참전 용사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점에서 남다른 행사였다”고 ‘79데이’ 행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행사를 취재 중인 외국인 기자들에게 ‘79데이’의 의미가 어떠냐고 묻자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처럼 ‘79데이’는 해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인추협은 곧 ‘79데이’의 특허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된다면 ‘79데이’는 순수 우리나라에서 퍼진 의미 있는 세계적인 기념일이 될 것이다.

이 가슴을 울리는 행사가 세계 속 기념일이 된다면, 우리네 나눔의 정신을 알리는 또 다른 ‘한류’의 초석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 참전용사 할아버지가 학생에게 6.25 전쟁 당시 상황을 실감나게 들려주고 있다. [사진=지유림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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